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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상푸 중국 국방수장 실각설…中기관지 “軍간부, 이익 급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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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이 6월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이 6월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 실각설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 군부가 ‘지도 간부’의 성과주의와 복지부동 문제를 직접 비판하며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18일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지난 17일 ‘간부의 분발과 책임을 독려하자’는 논평에서 “정확한 성과관을 수립·실행하려면 ‘어지러운 행위’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며 “현재 지도 간부의 어지러운 행위 현상이 아직 일정 정도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방군보는 “공과 이익에 급급하고 큰일을 해 공을 세우기를 바라는 경우가 있고, 어떤 이는 머리만 두드리며 (주관적으로) 결정을 내리거나 겉치레 행정과 실적 행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무모하거나 규칙에 따르지 않는 업무로 사업상 오류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인은 다양하지만, 근본적으론 정치적 성과관이 어긋났기 때문”이라며 “각급 지도 간부는 사람 중심의 사상을 철저히 깨닫고, 누굴 위해 정치적 업적을 세우는지, 어떤 업적을 세울 것인지, 어떻게 세울 것인지의 문제를 사상 깊숙이에서 해결함으로써 ‘성과 충동증’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방군보는 실적을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하는 간부가 있는가 하면, 잘못을 범할까 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간부도 있다며 이들 역시 인사·징계 체계로 손봐야 한다고 했다.

신문은 “간부를 승진과 강등이 모두 가능한 상황이 일상적이 되도록 해 ‘일을 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일부 간부는 책임지지 않거나 일하지 않으려 하는데, 적시에 간부의 업무 상황과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 능력 있는 사람은 올리고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도태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해방군보의 이 기사가 주목받는 것은 최근 리상푸 부장 거취를 둘러싸고 실각설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외신들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지난달 29일 이후 3주가량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중국 국방부의 수장인 리 부장이 부패 혐의로 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리 부장과 다른 8명의 고위 장교가 군 장비 조달 관련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3월 국방부장에 임명된 리 부장은 직전까지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을 맡아 군 장비 조달을 책임졌다.

로이터 통신은 리 부장의 실종 속에서 다음달 하순 베이징에서 열릴 샹산포럼에 이목이 집중된다고 짚었다.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로 불리는 중국 샹산포럼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 대화체로 2006년 시작했다.

서방국가 주도의 아시아 안보 회의에 맞서 중국이 여는 이 포럼에서는 중국 국방부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호스트로서 다른 나라 대표단을 맞이해왔다.

한편 리 부장은 장비발전부장이던 2018년 러시아로부터 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국방부 수장 자리에 올렸다.

미국과 중국이 올해 중반 들어 외교, 경제, 글로벌 이슈 등의 대화 채널을 속속 되살리는 가운데도 유독 군사 채널의 복원이 늦어지는 이유로 리 부장 등 중국군 지도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드는 관측도 나올 만큼 리 부장은 미중 갈등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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