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상경씨 감사합니다"…'폐암 4기' 경비원이 남긴 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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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상경이 지난해 10월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식 포토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김상경이 지난해 10월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식 포토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김상경씨와 그가 사는 타운하우스의 입주민들이 경비원의 암 치료비에 십시일반 도움을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우 김상경씨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평범한 40대 가장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폐암 진단을 받은 장인어른이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경기도 용인의 한 타운하우스 주민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의 글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장인어른은 갑작스레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10년 이상 근무하던 타운하우스 경비 일을 그만뒀다. A씨는 “병중이었느니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아버님께서는 거기 일을 제대로 마무리 못 한 것 같으시다면서 몇 번이고 미안해하셨다”고 말했다.

갑자기 찾아든 우환에 당황한 가족들을 위로한 건 타운하우스 주민들의 따뜻한 손길이었다. A씨는 “입주민분들이 아버님께 치료비에 보태시라며 도움을 줬다”며 “처음에 어떤 분은 거금 100만원을 보내주시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분이 한 두 분이 아니었다”며 “그 뒤로 몇 분께서 장문의 응원 메시지와 함께 무척 큰 금액을 치료비로 보내주셨다”고 덧붙였다.

A씨는 또 “그분들 중 한 분이 배우 김상경씨였다”고 밝혔다. 그는 “(김씨가) 평소에도 경비 일을 보시는 아버님께 입구에서 내려서 먼저 인사해주시고, 명절 때 작은 선물이라도 꼭 전해주신 분인데 이번에도 그렇게 조용히 도움을 주셨다”고 회상했다.

안타깝게도 A씨의 장인어른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9월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버님이 자식들에게 ‘도움을 주신 주민분들께 꼭 감사 인사를 올리라’는 말씀을 유언으로 남기셨다”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도 모른 척 해도 아무 상관 없을 텐데 아버님께 힘을 보태 주시려 애쓰신 입주민분들께 늦게나마 감사 인사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가족들은 이번 일을 잊지 않고 비슷한 일이 주변에 생기면 저희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저희 자녀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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