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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동물원 사람도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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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호주의 한 동물원이 사람도 동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동물처럼 울타리 안에 넣어 전시할 계획이라고 '선데이 메일' 등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 동물원은 내년 1월 중 '인간 동물원'이라는 이름의 전시를 한 달간 연다. 동물원 측은 행사 기간 동안 24명의 남녀 '인간 동물'을 여섯 명씩 네 개 조로 편성, 각각 1주일씩 울타리 안에서 생활토록 할 계획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전시 구역에서 벌거벗고 돌아다니는 인간 동물은 없을 것"이라며 "이들은 수영복 차림으로 생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마련된 수익금은 내년에 지어질 예정인 호주 최대의 침팬지 보호.수용 시설 건립에 사용된다.

인간 동물들은 과거 오랑우탄이 사용하던 구역에 머물게 되며 의료진의 검진도 받는다. 동물원의 다른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이들에게는 퍼즐과 운동기구 같은 행동자극을 위한 도구들이 제공된다. 동물원 측은 특히 심리학자와 함께 사람들이 폐쇄된 전시 구역 내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영국 런던동물원이 사흘간 인간 전시에 나선 바 있지만 연구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다.

호주 왕립동물학회 크리스 웨스트 회장은 "이번 행사는 과학.교육적 목적으로 마련됐지만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원 측은 행사 기간 동안 주말마다 스포츠스타 등 유명인을 초청해 방문객들의 관심을 높일 방침이다. 또 관람객들이 가장 마음에 드는 인간 동물에게 투표를 해 최다 득표자에게 시상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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