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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2번, 1㎞ 걸어야 선착장…"한강 리버버스 타기도 힘들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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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영국 런던에서 운영 중인 리버버스. 4개 노선에서 연간 1040만명이 이용한다. [사진 서울시]

영국 런던에서 운영 중인 리버버스. 4개 노선에서 연간 1040만명이 이용한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한강 수상 교통수단인 리버버스 운행 시점을 결정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리버버스까지 접근하기 어렵고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에 이렇다 할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4일 리버버스를 운행할 ㈜이크루즈 모기업 이랜드그룹과 ‘한강 리버버스 사업추진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이크루즈가 리버버스를 운항하고, 서울시가 손실 비용을 보전한다.

서울시·이랜드, 리버버스 협력 협약

독일 함부르크는 20개 선착장에서 리버 버스가 8개 노선을 운행 중이다. [사진 서울시]

독일 함부르크는 20개 선착장에서 리버 버스가 8개 노선을 운행 중이다. [사진 서울시]

리버버스는 한강에서 최대 50㎞/h 속도로 버스처럼 정해진 노선을 오가는 배다. ㈜이크루즈는 2024년 9월 리버버스 운행을 시작한다. 199인승 리버버스를 투입해 출퇴근 시간대 기준 15분 간격으로 오간다. 강서구 개화동 ‘아라한강갑문’에서 탑승하면 약 30분 후 영등포구 여의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서울시는 “아라한강갑문↔여의도 노선은 사실상 확정적이고, 마포·잠원·잠실 등 서울 시내를 도는 노선과 김포↔서울 광역노선 중 일부 노선을 2024년 9월부터 운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접근성 때문이다. 아라한강갑문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김포골드라인 고촌역까지 거리는 4.1㎞다. 지금 상태로 보면 마을버스를 두 차례 타고 김포물류단지터미널에서 하차했다가 1.1㎞를 걸어서 이동해야 선착장이 나온다. 결국 리버버스 이용 시간 이외에도 지하철을 환승하기 위해 30~40분 정도 더 걸린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선착장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 또는 조정한다. 필요하면 한강 둔치로 자동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도로를 만들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국 런던의 동서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인 리버버스에 탑승했다. [사진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국 런던의 동서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인 리버버스에 탑승했다. [사진 서울시]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리버버스가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여타 대중교통과 연계성”이라며 “선착장에서 내린 승객이 즉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last mile mobility)를 지원하는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선착장 주변에 공공자전거(따릉이) 주차장을 설치하고, 자전거·개인이동수단(PM)을리버버스에 들고 탈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리버버스 이용요금을 버스·지하철 등 육상 대중교통과 동일한 교통카드로 결제하고 환승할인도 가능하도록 인천시·경기도와 협의할 방침이다.

요금은 광역버스 요금 고려해 결정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최종양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 리버버스 사업추진 공동협력 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 후 교환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최종양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 리버버스 사업추진 공동협력 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 후 교환하고 있다. [뉴스1]

이와 함께 리버버스는 김포골드라인 혼잡 문제가 불거지며 추진된 사업이지만, 혼잡 완화에는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역(고촌역)이 김포골드라인 종점(김포공항역) 바로 전 역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행주대교 남단과 여의도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김포 고촌읍 김포아라대교부터 출근 시 정체가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해 선착장 위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리버버스 운영 활성화 방안 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을 통해 올해 말까지 선착장 위치와 운항 노선, 시간, 요금, 운영비 보전 규모 등을 결정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리버버스가 시민 출퇴근 수단으로 안착할 때까지 서울시가 손실액 일부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리버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올해 안에 ‘리버버스 운영과 환경친화적 선박 보급 촉진에 관한 조례’를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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