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류현진, 다음 무대는 투수들의 무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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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 다음 달 2일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이자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 높은 쿠어스필드에서 4연승에 도전한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 다음 달 2일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이자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 높은 쿠어스필드에서 4연승에 도전한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통한다. 해발 고도(약 1.6㎞)가 높고 공기가 건조해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른 구장이라면 펜스 앞에서 잡힐 타구도 쿠어스필드에서는 담장을 넘어가 홈런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다음 달 2일 오전 9시40분(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류현진의 쿠어스필드 등판은 2019년 8월 1일 이후 4년여 만이다. 그는 악명 높은 쿠어스필드에서 복귀 이후 4연승에 도전한다.

쿠어스필드는 류현진에게도 악몽의 장소다. 쿠어스필드에서 그의 성적은 통산 6경기에 나와 1승 4패, 평균자책점 7.09다. 류현진이 3경기 이상 등판한 MLB 야구장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통산 홈런 8개를 맞아 피장타율이 0.667에 달한다. 볼넷도 12개를 허용했다. 3경기를 더 치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홈구장 체이스필드(15개) 다음으로 많다. 한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를 피하려다 제구가 흔들려 볼넷이 많아진 모양새다.

류현진은 빅리그 2년 차였던 2014년 쿠어스필드 첫 등판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2017년엔 3경기에서 10과 3분의 2이닝 동안 17실점(12자책점) 하면서 3패를 기록했다. 2019년 쿠어스필드 첫 등판이던 6월 29일에는 4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9안타를 맞고 7점을 내주기도 했다.

류현진은 그 후 심기일전했다. 한 달여 만에 다시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홈런 공포증을 극복해 낸 그 경기가 류현진의 마지막 쿠어스필드 기억이다.

여전히 상황은 수월하지 않다. 올 시즌 류현진의 자책점 6점 중 절반인 3점이 솔로 홈런 세 방으로 나왔다. 느린 직구나 커브는 한가운데로 몰리는 순간 장타로 연결되기 쉽다. MLB 투수 중 구속이 가장 느린 편인 류현진에게는 ‘홈런 공장’ 쿠어스필드 등판이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토론토 주전 3루수 맷 채프먼과 주전 유격수 보 비셋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래도 류현진에게는 ‘믿을 구석’이 있다. MLB가 감탄하는 핀포인트 제구력과 능수능란한 완급조절 능력이다. 구속은 4년 전보다 더 떨어졌지만, 류현진의 두뇌는 더 영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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