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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0분 내 무료' 한 달 해보니…100만명이 12억 아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시가 지하철에 10분 이내 다시 타면 요금을 추가로 내지 않도록 한 결과 한 달간 100만여명이 12억6000만여원을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각역 내 화장실 안내표지판의 모습. 뉴스1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각역 내 화장실 안내표지판의 모습. 뉴스1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일부터 시가 관할하는 지하철 구간에서 이런 제도를 시행했다. 적용 구간은 서울 2‧5‧8‧9호선 전 구간과 1호선 서울~청량리역, 3호선 지축역~오금역, 4호선 진접역~남태령역, 6호선 응암역~봉화산역, 7호선 장암역~온수역이다.

종전에는 열차에 탔다가 반대방향으로 다시 가기 위해 개찰구를 통과하면 기본요금(1250원)을 또 내야 했다. 화장실 이용 등 급한 용무로 개찰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 10분 이내 승강장으로 다시 오면 요금을 추가로 내지 않도록 했다. 열차에서 내린 역과 같은 역에서 10분 내 다시 타면 1번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승차 거리에 비례한 추가 요금만 발생하고, 선‧후불 교통카드를 사용할 때만 적용된다.

시행 한 달간 100만명 이용

서울시가 지난 7월 이용 데이터를 분석하니 100만7450명이 ‘10분 내 재탑승’ 제도를 이용했다. 여기에 기본요금 1250원을 적용하면 약 12억6000만원의 요금 부담을 덜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지난 3월 기준 10분 내 다시 열차에 탑승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2만8000명에 달했다. 제도 시행 이후에는 하루 평균 3만2000명으로, 3월보다 16%가량 증가했다. 요일별로는 월요일 3만1169건, 화요일 2만4156건, 수요일 2만5782건, 목요일 2만6614건, 금요일 3만56건, 토요일 3만6331건, 일요일 2만7383건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일엔 출퇴근 등 이유로 고정된 구간을 다니기 때문에 10분 이내 다시 타는 경우가 적은데 주말엔 나들이 등에 따른 초행길 구간을 이용할 때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찰병원역에 붙은 안내문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찰병원역에 붙은 안내문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뉴스1

시민 2600여명 중 90% ‘만족’

서울시는 온라인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을 통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8일까지 제도에 대한 시민 의견을 물었다. 참가자 2643명 가운데 89.9%(2377명)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 시민은 “지하철역 관계자가 호출을 받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교통) 카드를 찍고 반대편으로 넘어갔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의견을 남겼다. 반면 ‘열차를 잘못 탄 건 개인의 실수인데 제도로 도울 필요가 있는가’ ‘재정적 부담이 더해질 것 같다’는 등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

이와 함께 재탑승 적용 시간을 더 늘려달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적용시간 연장이 필요하단 의견 464건 중 141건이 ‘15분으로 연장해 달라’고 했다. 20분(109건), 30분(57건) 연장 의견도 있었다. 경기나 인천 등 수도권 다른 구간으로도 제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은 106건이었다. 서울시는 각 지자체와 협의해 적용구간 확대 등을 지속해서 검토할 계획이다.

[사진 서울시]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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