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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1대당 40kg 사용된다…북미 넘어 유럽 가는 'K-동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넥실리스가 개발한 동박 제품. SKC

SK넥실리스가 개발한 동박 제품. SKC

배터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폭스바겐과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유럽은 북미에 이어 또 다른 배터리 업계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동박은 구리를 두께 10㎛(1㎛는 100만분의 1m) 이하로 얇게 펴 만든 막으로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감싸 전류를 흐를 수 있도록 해준다. 전기차 한 대를 만드는 데 동박 약 40㎏ 정도가 사용된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지박은 범용과 하이엔드로 나뉘는데,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에는 일반 동박과 비교해 강도와 인장강도가 뛰어난 하이엔드 동박이 사용된다.
국내 업체들이 비교 우위를 가진 분야다. 이와 관련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오는 2025년까지 스페인 카탈루냐에 총 5600억원을 투입해 연산 3만 톤 규모의 하이엔드 동박 생산시설을 짓는다고 7일 밝혔다. 당초 2024년까지 2.5만 톤 규모의 공장을 추진하기로 계획했지만, 유럽 현지 고객사의 수요를 고려해 생산물량을 3만 톤으로 늘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전북 익산과 말레이시아에서 연 6만톤의 동박을 생산 중이다. 오는 2028년까지 동박 생산량을 24만 톤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참고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폭스바겐 그룹을 중심으로 출범한 ‘F3 컨소시엄’에 국내 유일 배터리 소재사로 참여했다. F3 컨소시엄은 스페인을 유럽 전기자동차 허브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인 총 700억 유로(약 100조원) 규모 프로젝트다. 폭스바겐은 스페인 발렌시아에 초대형 배터리 생산기지를 세우기로 한 바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조감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조감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스페인 스마트 팩토리는 유럽 고객사의 현지 요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하이엔드 동박 수요에 적극 대응한 핵심 거점”이라고 말했다.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 역시 독일 배터리 제조사 바르타에 동박을 공급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SK넥실리스는 이날 바르타의 첫 전기차용 이차전지 양산 프로젝트에 필요한 동박 전량을 단독으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향후 증설에 따른 5년 이상의 장기공급 계약도 협의 중이다.

1887년 설립된 바르타는 일차전지 시장 강호로 최근 독일 정부로부터 3억 유로(약 43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전기차용 이차전지 분야로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SK넥실리스는 지난 2월 유럽 최대 이차전지 제조사 노스볼트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바르타와 단독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유럽시장 내 동박 수요에 대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전 세계 동박 시장 점유율 약 22%로 1위 업체다.

현재 공사 중인 폴란드 스탈로바볼라 공장에서는 내년부터 이차전지용 동박이 생산된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유럽 현지 고객사의 고품질, 고강도 동박의 공급 요청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유럽 시장 내 중장기 동박 수요에 대한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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