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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수주설’에…AMD 대표 “한국 언론 믿느냐, TSMC와 긴밀한 관계”

중앙일보

입력

리사 수 AMD CEO가 지난 6월 4세대 AMD EPYC 프로세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리사수 트위터

리사 수 AMD CEO가 지난 6월 4세대 AMD EPYC 프로세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리사수 트위터

“2017년 시장 점유율 1%에 불과했던 AMD가 고성능 컴퓨팅 부문 리더로 변신한 데에는 TSMC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미국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 기업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TSMC와 끈끈한 연대를 강조했다. 1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AMD 혁신의 날’ 행사에서다. 현지 매체들은 수 CEO가 “인공지능(AI)에 큰 기회가 있으며 AI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며 “AMD는 이를 위해 투자하고 있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인 TSM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대만계 경영인 중 한 명인 수 CEO는 지난 18일 4년 만에 대만을 방문했다. 닷새간의 일정 동안 그는 AMD가 대만 내 공급망 파트너들과 개최한 혁신의 날 행사를 비롯해 TSMC, 아이폰 제조업체 페가트론, 맥북 제조업체 퀀타컴퓨터 등과 만남을 갖는다.

업계에서는 수 CEO의 이번 대만 방문이 AMD가 AI용 반도체와 관련해 공급망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속에서 대만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설계부터 시작해 파운드리, 후공정 등 전 분야에 걸쳐 반도체 생태계를 탄탄하게 구축해왔다.

리사수 AMD CEO가 지난 19일 AMD 대만 사무실을 찾아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리사수 트위터

리사수 AMD CEO가 지난 19일 AMD 대만 사무실을 찾아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리사수 트위터

설계 중심으로 이뤄진 미국의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 대만의 손을 잡아야 비로소 완성된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AI 발달로 점점 더 고성능 칩을 위한 제조·후공정 기술이 필요할수록 대만의 문을 두드리는 미국 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또 다른 대만계 CEO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도 지난 5월 대만을 방문했다.

대만의 중요성이 큰 만큼 AMD가 대만과 협력 관계를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수 CEO는 이날 행사 후 현지 매체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와 경쟁하기 위해서 AMD가 차세대 AI칩 제조를 삼성전자 3나노(1㎚=10억 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에 제조를 맡길 거라는 한국 언론 보도를 언급한 기자의 질문에 “한국 언론 보도를 믿는가”라며 “엔비디아와 비교할 때 AMD는 현재 서버 시장 점유율이 20%뿐이다. AMD는 대만 공급망과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 믿는다”고 답했다.

시장 점유율 80%에 가까운 엔비디아와 경쟁을 위해 TSMC와 관계에 흠집 낼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AMD는 TSMC 매출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사다. 비율로는 10% 안팎이다. AMD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GPU인 MI300X는 TSMC 5나노 공정에서 제조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TSMC는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TSMC는 2분기 매출이 4808억대만달러(약 1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TSMC는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TSMC는 2분기 매출이 4808억대만달러(약 1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TSMC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이 4808억 대만달러(약 19조7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818억 대만달러(약 7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해 23.3% 줄었다. TSMC의 분기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2019년 2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추정치는 각각 4788억3000만 대만달러와 1725억5000만 대만달러였다. 웬들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에는 전반적인 세계 경제 상황의 영향을 받았다”며 “시장의 수요가 약화했으며 고객의 지속적인 재고 조정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3분기로 넘어가며 우리 사업은 3나노 기술이 이끄는 수요 상승으로 고객의 재고 조정을 부분적으로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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