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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내일까지 최대 250㎜ 폭우…위기 경보 ‘심각’ 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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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많은 양의 비가 내린 13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수석동에서 물에 잠긴 차 안에 갇혀있던 운전자를 119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사진 남양주소방서]

많은 양의 비가 내린 13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수석동에서 물에 잠긴 차 안에 갇혀있던 운전자를 119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사진 남양주소방서]

장마전선이 13일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가 넘는 강한 비가 쏟아졌다. 15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최대 250㎜, 충남과 전북에는 4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비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수도권 전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곳곳에서 시간당 10~4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왔다. 행정안전부는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확대되면서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단계를 3단계로 상향했다. 빗줄기가 강해지면서 서울시는 시내 27개 하천의 출입을 모두 통제하는 등 대비 태세에 나섰다. 경기 광주와 강원 원주, 부산 부산진구에선 주택 7곳이 침수됐고, 경기 성남과 부산 해운대구에선 차량 10대가 물에 잠겼다. 오전 10시쯤엔 인천 남촌동과 계양구 작전동을 잇는 지하차도에 빗물에 차 한때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공항철도 인천 계양역~서울역 방향 구간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해 열차 5대의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장맛비는 점차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는 14일 오전까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늘(13일) 밤부터는 더욱 강한 비가 예상된다.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급류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옆 빗물받이(배수구)가 막혀 일대 도로에 빗물이 차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날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옆 빗물받이(배수구)가 막혀 일대 도로에 빗물이 차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4일부터는 한반도 위에서 서로 다른 성질의 공기가 충돌하면서 동서로 길고 남북방향은 좁은 비구름대가 형성된다. 이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중부에서 남쪽으로 점차 내려가면서 다시 한번 강한 비를 뿌린다. 이에 14일 밤부터 15일 오전까지 경기 남부와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30~8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지역에 따라 강수 강도와 강수량의 차이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과 전북·경북 북부 내륙이 100~250㎜다. 정체전선이 가장 오래 머물 것으로 보이는 충남과 전북에는 400㎜ 이상,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충북·경북 북부 내륙에는 30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맛비가 더 걱정되는 건 장마 초기부터 전국에 걸쳐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지반이 약해지고 하천의 수위가 높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 2주 동안 전국적으로 200~300㎜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남부 일부 지역의 경우 600㎜가 넘는 매우 많은 비가 내린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체전선은 15일 이후에 남쪽으로 잠시 내려갔다가 17일부터 다시 북상해 중부 지방을 강타하는 등 20일까지 한반도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계속해서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적은 양으로도 산사태와 침수 등 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박 예보분석관은 “다음 주까지는 장맛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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