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연체율, 32개월 만에 최고…4월 0.37%로 또 올라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 다시 상승했다. 금리가 상승하고 경기가 위축하면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다.

3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전월 말(0.33%)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0.3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8월(0.38%)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금리 광고. 뉴스1

4월 신규 연체율(3월 말 대출 잔액 중 4월 신규 연체 발생액)은 0.08%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1년 전인 지난해 4월 0.04%와 비교하면 2배 높은 수준이다. 4월 신규 연체 발생액은 1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000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부문에서 연체율이 상승했다. 4월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09%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중소기업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올라 0.46%를 기록했다. 전체 기업 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 말(0.35%)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전월 말(0.31%) 대비 0.03%포인트 오른 0.34%를 찍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21%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신용대출 등 연체율이 0.67%로 0.08%포인트 각각 올랐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당분간 은행 연체율의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자산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국내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6월 역대 최저 수준인 0.2%를 기록한 후 상승세”라며 “이는 코로나19 기간 중 기준금리 하락과 정책 지원 등으로 장기추세 대비 하락했던 연체율이 정상화 과정에서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어 “현재 은행권의 연체율 수준은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 말(0.41%)보다 낮고 과거 장기 시계열(0.78%) 대비로도 크게 낮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각·매각 확대 등 건전성 관리와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