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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등 반도체처럼…양자도 기회 온다” 글로벌 석학의 조언

중앙일보

입력

27일 오후 2023 퀀텀 코리아 행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에서 양자과학기술 석학들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 존 마르티니스 미국 UC샌타바바라 대학 교수, 찰스 베넷 IBM연구소 연구위원,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대 교수. 연합뉴스

27일 오후 2023 퀀텀 코리아 행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에서 양자과학기술 석학들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 존 마르티니스 미국 UC샌타바바라 대학 교수, 찰스 베넷 IBM연구소 연구위원,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대 교수. 연합뉴스

“양자시대는 꼭 옵니다-” 양자분야 글로벌 석학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또 한국이 양자 과학기술을 키워 선점한다면, 양자시대가 본격화할 때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 보고회를 열고 2035년 글로벌 양자경제 중심 국가 달성을 위해 양자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민·관이 함께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선도국 기술력의 85% 수준까지 ‘퀀텀점프’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어진 글로벌 석학 기자간담회엔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 찰스 베넷 IBM연구소 연구위원, 존 마르티니스 미국 UC샌타바바라대 교수,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대 교수 등이 참석해 한국의 양자과학 기술 비전을 점검했다.

한국의 이번 양자과학 기술 전략에 대해 김정상 교수는 “인력을 양성해 다양한 연구에 도전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구상은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양자 연구개발(R&D) 출발이 늦었던 만큼, 한국이 차세대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어떻게 앞서갈지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젊은 연구자들의 새로운 연구를 지원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오후 2023 퀀텀 코리아 행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에서 양자과학기술 석학들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 존 마르티니스 미국 UC샌타바바라대 교수, 찰스 베넷 IBM연구소 연구위원,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대 교수. 연합뉴스

27일 오후 2023 퀀텀 코리아 행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에서 양자과학기술 석학들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 존 마르티니스 미국 UC샌타바바라대 교수, 찰스 베넷 IBM연구소 연구위원,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대 교수. 연합뉴스

김명식 교수는 “반도체를 한국이 처음부터 잘했던 게 아니다. 메모리반도체를 집중 공략해서 기회를 얻었다. 그런 기회가 또 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며 “양자 분야에서 한 가지를 고를 게 아니라,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그걸 바탕으로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티니스 교수는 “한국이 다양한 양자 산업을 시작하는 현시점이 적기다. 국제사회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은 반도체 팹(공장)과 관련된 굉장한 공정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역량이 있는 인력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양자 관련 지식 확보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양자컴퓨터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구동하는 만큼 기술 확보 노력이 중요하며, 한국의 역량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베넷 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중국·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이지만, 과학계의 위상은 한국의 규모에 비해 크다”며 “반도체의 가장 큰 기술적 발전은 평평한 면에 여러 가지 작은 회로를 접합하는 것이다. 초전도 양자컴퓨터 등도 이런 미세공정 기술이 들어가는 데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양자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를 마친 뒤 '퀀텀 코리아 2023' 전시관을 찾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양자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를 마친 뒤 '퀀텀 코리아 2023' 전시관을 찾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에서 열린 양자과학기술 전략 보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에서 열린 양자과학기술 전략 보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5년 양자기술 선도국 85%까지 확보”

한편 앞서 열린 전략보고회에선 2031년까지 자체 기술로 양자 컴퓨팅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양자 센서·암호통신의 산업화를 촉진해 세계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 등이 발표됐다.

먼저 한국에 앞서 양자기술 개발에 나선 선도국보다 뒤처진 기술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2035년까지 목표기한을 정해 기술로드맵에 따라 현재 선도국의 65% 수준인 기술을 85%까지 올리도록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2027년 50큐비트(퀀텀비트·양자컴퓨터의 최소단위)급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2031년 1000큐비트급까지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얽힘·중첩 등의 특성을 이용해 계산하는 컴퓨터로, 0과 1만으로 연산하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이들을 동시에 공존시킬 수 있어 고속연산 등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학계에선 50큐비트급의 양자컴퓨터면 기존 컴퓨터의 성능을 넘어서는 ‘양자 우위’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이를 위해 양자 핵심인력 2500명을 양성하고, 양자 과학기술 공급·활용기업도 1200개까지 육성한다. 특히 양자 시스템 구축엔 소자·소형칩 등의 양산능력이 필요한 만큼, 글로벌 최고 수준인 반도체 역량을 활용해 민간 주도 양자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을 형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양자시장 글로벌 점유율을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2035년 양자 경제가 열리는 시점에 한국이 선도국의 위치에 서 있으려면, 산·학·연·관이 손을 맞잡고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양자 과학기술 개발에는 늦게 뛰어들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산업화는 되지 않아서 아직 골든타임의 기회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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