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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가 기가 막혀…경기권 ‘국평’도 10억 훌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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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다음 달 경기 광명시 광명동에서 분양하는 ‘광명센트럴아이파크’(광명4구역 재개발) 분양가가 3.3㎡당 평균 3272만원에 확정됐다.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33~34평)가 최고 12억7000만원 정도다. 강태희 광명4구역 조합장은 “공사비와 건설원가가 많이 오른 데다, 고급 마감재를 쓴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아파트 분양 가격이 서울 못지않게 뜀박질하고 있다. 분양가 10억원을 돌파하는 전용 84㎡ 아파트가 잇따른다. 2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직전 1년 평균)는 1916만원대로, 1년 전보다 19.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3106만원)의 분양가 상승 폭 10.1%보다 훨씬 가파르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개별 단지로는 ‘국민 평형 10억원 시대’가 열렸다. 지난달 의왕시 내손동에서 분양한 ‘인덕원 퍼스비엘’이 최고 10억7900만원 선에 분양됐고, 용인시 기흥구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최고 12억3000만원대에 나왔다.

이는 최근 서울 비강남권 분양 단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분양가는 12억3600만~13억2040만원,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디그니티’ 84㎡는 11억6600만~11억7900만원이었다.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전용 84㎡ 분양가격이 10억원을 넘은 건 과천·판교뿐이었는데, 최근엔 그 외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승 이유는 복합적이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시멘트·철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물론 땅값, 인건비가 줄줄이 오른 영향이 크다. 지난 1·3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뺀 전 지역의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상한제 폐지를 이용해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추가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일반분양가를 최대한 올려 잡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수도권의 분양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시멘트 등 원자재 상승으로 공사비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를 과도하게 올리면 다시 미분양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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