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민주당을 정면 비판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야당 발목을 잡고 비난하는데 왜 저렇게 주력하시는지 이해가 안 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날 김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김기현 대표가 여당 대표인지 야당 대표인지 잘 구별이 안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으로서 ‘이 나라를 어떻게 책임지겠다’, 또 ‘이 어려운 민생 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겠다’ 이런 말씀보다는 오로지 남 탓에 전 정부 탓(만 하고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한만큼 국민의 삶이나 국가의 미래에 대해 책임지는 그런 자세가 (없어서) 참 아쉬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 대표와 회동이 진전이 있는지 묻는 말엔 “김 대표께서 비공개 모임을 자꾸 생각하고 계시는데, 아까 국회 본회의장에서 하셨던 말씀들을 허심탄회하게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런저런 핑계로 앞에서는 하자고 하시고 뒤에서는 할 의사가 없어 보이신다. 사지만 찍으려고 하시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면서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로텐더홀에 의자를 하나 놓고서라도 서로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밖에 ▲의원정수 축소 ▲‘민주당 정상화’ 등 김 대표의 연설 내용과 민주당 혁신기구 출범에 대한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 없이 현장을 떠났다.
김 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연설에서 거액의 암호화폐 투자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 민주당 돈봉투 의혹 등을 거론하며 야당에 대한 비판을 퍼부었다.
김 대표는 특히 이 대표의 전날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대해 “만시지탄이나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이 대표는 국민 앞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놓고 손바닥 뒤집듯 그 약속을 어겨 국민을 속였다.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며 구체적 실천 방안도 함께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를 맹비난한 데 대해서도 “‘사돈남말(사법리스크·돈봉투 비리·남탓 전문·말로만 특권 포기)’ 정당 대표로서 하실 말씀은 아니었다. 장황한 궤변이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