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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화벌이 타격에...20대 여성들이 돼지축사에서 일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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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9월 중국 길림성 훈춘시의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 AP=연합뉴스

지난 2017년 9월 중국 길림성 훈춘시의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 AP=연합뉴스

중국 랴오닝성 일대 의류가공 공장에서 일하던 일부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이보다 더 고된 최근 돼지축산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화벌이를 위해 주민들을 해외로 파견하는 북한은 남성의 경우 건설과 벌목 노동으로, 여성은 의류 가공과 식당을 비롯한 서비스 노동에 종사하게 했다. 이들의 인건비는 충성자금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북한 여성 노동자들을 돼지 축산업에 투입하는 외화벌이가 등장했다고 16일(현지시간)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단둥에 주재한 대북 소식통은 RFA에 “올 4월부터 단둥시 외곽에서 수백 마리 돼지를 키우는 중국 축산 기업에 북조선 여성 20명이 일하고 있다. 단둥 시내에서 북조선 여성들은 중국인이 운영하는 봉제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며 “그런데 젊고 고운 20대 (북한)여성들이 돼지 사료를 주고, 돼지 우리를 청소하는 인력으로 일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고 말했다.

중국 도문의 한 소식통도 “올 봄 도문에서 의류를 가공하던 북조선 여성 50명이 중국인이 운영하는 돼지 축산 기업으로 이전하더니 지난 5월 또 다시 30명이 돼지축산 노력(노동자)으로 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의류가공 여성들이 돼지축산 노력으로 이전하는 이유는 인력을 책임진 북조선 책임자가 외화벌이 계획을 수행하느라 의류가공회사에서 일부를 선발해 인건비가 높은 돼지축산 기업으로 넘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단둥과 도문에는 의류를 가공해 동유럽시장 등에 수출하고 있는 중국인 기업이 수백 곳 자리하고 있으며, 공장 노동자들은 대부분 북한 여성들이다.

코로나 이전 중국인이 운영하는 의류가공회사에서 북한 여성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는 월 중국돈 2500위안(350달러) 정도다. 여기서 북한 간부가 충성자금 명목으로 1000위안(140달러)을 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외 노동장 송환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2019년 12월 22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북한 노동자로 추정되는 북한 여성들이 입국장에서 감독관으로 보이는 사람의 인솔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해외 노동장 송환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2019년 12월 22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북한 노동자로 추정되는 북한 여성들이 입국장에서 감독관으로 보이는 사람의 인솔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2019년 12월 22일까지 해외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송환되면서 중국에 체류하던 북한 여성들도 귀국하게 되었고, 북한 외화벌이는 타격을 받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2020년 초 코로나 사태로 북한 국경이 봉쇄되면서 중국에는 상당수의 북한 여성들이 코로나 방호복을 제작 수출하는 중국 기업에 고용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봉제 인력수요가 높아 인건비도 1인당 3500위안(490달러)로 올랐다.

다만 소식통은 “인건비는 내려가도 조국에 바쳐야 할 충성자금 계획은 그대로여서 인력을 책임진 북조선 간부들은 의류가공 여성 중에서 신체가 건강한 여성들을 선발해 인건비가 높은 돼지축산 기업에 보내고 있다”며 “중국 단둥과 도문에서 돼지축산 인력으로 고용된 북조선 여성들의 월급은 1인당 3500위안으로 앞으로도 의류가공 인건비가 낮아지면 더 많은 여성이 돼지축산 인력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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