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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시설 들어내라"던 김정은…위성사진에 이것 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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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통천항에 자리한 하층 지지대가 지난 1월 9일(왼쪽)엔 포착됐지만, 5월 3일(오른쪽) 흔적이 없어졌다. 사진 플래닛랩스

북한 통천항에 자리한 하층 지지대가 지난 1월 9일(왼쪽)엔 포착됐지만, 5월 3일(오른쪽) 흔적이 없어졌다. 사진 플래닛랩스

북한이 금강산의 우리 측 시설인 해금강 호텔을 완전히 철거한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0A) 방송은 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랩스'의 3일 자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금강산에서 통천항으로 옮겨진 해금강 호텔의 하층 지지대가 최종 해체됐다며 더 이상 건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고 4일 보도했다.

지난 3월부터 하층 지지대의 크기가 조금씩 줄어드는 정황이 포착됐다. 지지대 길이가 3월 21일 52m, 4월 9일 36m, 4월 21일 20m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으며 5월 3일에는 지지대가 통천항에서 포착되지 않았다고 한다.

해금강 호텔은 금강산 관광지구 내 고성항 부두에 있던 수상 호텔로, 우리 국내 기업인 현대아산의 소유다. 지난 2000년 10월 개관해 한국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했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10년 넘게 방치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을 시찰한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북한은 지난해 3월부터 해금강 호텔 철거 작업을 일방적으로 시작했다. 그해 5~7월쯤 건물이 해체됐고, 이번엔 하층 지지대까지 모두 사라지면서 해금강 호텔이 완전히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강산 관광지구 내 다른 우리 측 자산도 지난해 대부분 해체됐다. 지난해 4월엔 한국의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운영하던 금강산 골프장의 8개 숙소동과 문화회관 건물과 금강산 온정각, 고성항횟집 등이 해체됐다. 현재 이들 부지엔 콘크리트 잔해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우리 측 자산에 대한 일방적인 철거를 중단할 것을 계속 요청하고 있으나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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