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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부인 농지법 위반 논란에도 기관장 앉히려는 전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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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전북도가 음주운전 전력과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후보자를 전북도 산하의 기관장에 임명하기로 했다.

전북도는 17일 “이규택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후보자에 대해 정부 승인을 구해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지난 4일 전북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기업인으로 활동하던 2010년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고 운전면허가 정지된 사실이 확인됐다.

음주운전은 공직자 인사 검증 기준인 7대 비리 중 하나다. 지난 2월 게시된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모집 공고에도 결격 사유로 명시돼 있다. 그는 “대리운전이 잡히지 않아 30분 이상 기다리다 운전대를 잡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농지법 위반 논란도 일었다. 이 후보자 부인이 수도권에 약 500㎡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농사를 지었냐’는 청문위원의 질문에 이 후보자가 “짓지 않았다”고 답변하면서다. 이에 이 후보자는 “농지 취득 과정엔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일부 잘못을 시인하고 “땅을 팔겠다”고 소명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지난 1월 포항테크노파크 원장 공모에도 지원해 “양다리를 걸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후보자가 양측 면접 때 발표한 자료도 ‘전북도’와 ‘포항시’ 비전 부분만 빼고 거의 동일했다고 한다. 전북테크노파크는 지난 2월 16일 공고를 냈다. 이 후보자는 배문고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글로벌R&DB센터 부센터장을 지냈다.

이에 전북테크노파크 노조는 이 후보자 임명에 반대했다. 그러나 전북테크노파크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나석훈 전북새만금산학융합원장과 함께 면접을 통과한 이 후보자를 최종 원장 후보로 추천했다.

전북도의회도 “경영 능력이 아쉽지만, 기술 능력은 우수하다”며 인사청문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로써 원장 임명까지 전북도와 함께 전북테크노파크 지분 33.3%를 가진 중소벤처기업부 최종 승인만 남았다. 전북도는 “인사혁신처 기준에 음주운전 한 번은 결격 사유가 아니다”며 “일부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후보자 전문성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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