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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금리 다시 오른다…코픽스 넉달 만에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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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가 4개월 만에 다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은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과 예금금리 하락 이후 이어졌던 대출금리 내림세가 잠시 주춤하는 상황이다.

17일 은행연합회는 올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3.5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SC제일·한국시티)이 예·적금 등으로 돈을 모을 때 얼마나의 ‘비용’을 치렀는지 집계한 지표다. 코픽스가 올랐다는 것은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들어간 ‘원가’가 늘었다는 뜻이다. 향후 대출을 판매할 때 더 높은 금리를 매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점점 내리는 추세였다. 지난해 11월 4.34%를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대표적인 자금 조달 비용인 예금금리 등이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최고 연 5%를 넘기도 했던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3.37~3.5% 수준을 나타내는 중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지난달 은행의 실제 자금 조달 비용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픽스 집계에는 정기예금뿐 아니라 은행이 발행하는 금융채 금리도 반영이 된다”며 “금융채 금리는 지난달 초 조금 상승하다 이후 하락 전환했지만, 은행이 실제 어느 시점에 얼마나 자금 조달을 했는지에 따라 조달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향 조정 

KB국민은행은 이날 코픽스 상승을 반영해 오는 18일부터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상향 조정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6개월 변동금리)는 17일 연 4.18~5.58%에서 18일 4.21~5.61%로 올린다. 우리은행도 같은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17일 연 4.45~5.65%에서 18일 4.48~5.68%로 바꾼다.

NH농협은행은 17일 연 4.22~5.53%였던 주담대 변동금리를 18일 4.21~5.52%로 0.01%포인트 낮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는 하락했지만, 가산금리에서 더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하나은행은 18일에 새로운 금리를 확정한다.

대출금리 전망은 

이날 코픽스는 상승했지만, 앞으로의 대출금리는 하락을 전망할 수 있는 요인이 많다. 우선 금융시장에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동결했다.

특히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하순부터 연 3.2%대로 거래되며 기준금리 수준을 밑돌고 있다. 한은이 통화정책 긴축에 대한 신호를 내고 있지만, 시장은 이를 믿지 않고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에는 경기 침체 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라며 “중앙은행의 입장과 무관하게 채권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1회 인하를 반영한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올해 초보다 대출금리가 내리며 대출 수요가 다시 늘어난 점도 은행권의 금리 경쟁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2조3000억원 늘며 증가 전환했다.

이날 집계된 3월 코픽스 중 ‘잔액 기준’ 코픽스도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올라 연 3.71%를 기록했다.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는 연 3.08%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보다 시장금리 변동이 상대적으로 서서히 반영되는 특성이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이런 코픽스의 특징을 확인한 후 신중하게 대출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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