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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밀문건 "러 특수부대 스페츠나즈, 우크라서 궤멸적 손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체첸 자치공화국에 있는 스페츠나즈 대학에서 특수작전 훈련을 받는 자원자들. 타스통신=연합뉴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체첸 자치공화국에 있는 스페츠나즈 대학에서 특수작전 훈련을 받는 자원자들. 타스통신=연합뉴스

유출된 미국 정부 기밀 문건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 특수부대 스페츠나즈가 궤멸에 가까운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온라인에 유출된 문건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군이 스페츠나즈를 일반 보병처럼 전방에 투입하는 등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특수부대에 매우 의존해온 것으로 파악했다.

스페츠나즈는 매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정예부대로 통상 요인 암살 등 은밀함이 요구되는 고위험 임무를 수행하지만, 일반 보병의 전투력이 기대에 못 미치자 갈수록 특수부대를 주요 전장에 투입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특수부대도 다른 러시아 부대와 마찬가지로 큰 피해를 봤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체첸 자치공화국에 있는 스페츠나즈 대학에서 특수작전 훈련을 받는 자원자들. 타스통신=연합뉴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체첸 자치공화국에 있는 스페츠나즈 대학에서 특수작전 훈련을 받는 자원자들. 타스통신=연합뉴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 남부에 있는 스페츠나즈 주둔지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비교한 결과 "2022년 늦여름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작전을 수행하고 복귀한 5개 스페츠나즈 여단 중 4개가 중대한 손실을 봤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수개월 전인 2021년 11월 촬영된 제22 스페츠나즈 여단의 주둔지에는 군용 차량이 바글거리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1년 뒤에 찍은 사진에서는 차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문건에는 제22 여단과 다른 두 개의 스페츠나즈 여단이 병력의 90∼95%를 소모한 것으로 기재됐다.

문건에 구체적인 사망·부상자 숫자는 없지만 제346 스페츠나즈 여단의 경우 "여단이 거의 전멸해 배치된 900명 중 125명만 근무 중"이라고 적혀있다.

미국 당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남부 주둔지로 복귀한 모든 스페츠나즈 여단을 추적했지만 제25 여단의 행방은 파악하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문건에서는 여단이 주둔지로 복귀했다는 명확한 정보 징후가 포착되지 않는 이유가 심각한 인력·장비 손실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귀환할 병력이 없을 정도로 부대가 큰 피해를 봤다는 의미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군이 이처럼 특수부대를 빠르게 소모하면서 러시아가 앞으로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에서 은밀한 전술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문건에서 평가했다.

러시아가 해외에서 자국 이익을 관철하는 데 사용하는 준군사 조직에 비정규전 훈련을 제공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했다.

스페츠나즈 군인들은 최소 4년의 특수 훈련을 받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들 병력을 보충하려면 길게는 10년까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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