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기밀문건서 "러 재정, 우크라 전쟁 최소 1년 버틸 수 있어"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가 서방의 강력한 경제제재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소 1년은 버틸 자금이 있다"고 미 정보당국이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온라인에 유출된 미 정부의 기밀문건 중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문건이 있었다면서 문건 내용을 공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초 작성된 이 기밀문건에는 "러시아의 민간기업 대표 등 경제 엘리트들이 러시아 정부에 자금을 계속 지원해주고 있어 전쟁을 1년 이상 끌고 갈 수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평가가 담겼다. 대부분의 러시아 기업들이 미국·유럽연합(EU) 등의 제재로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긴 커녕 전쟁 자금을 대고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소 1년은 버틸 자금이 있는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이 평가한다는 사실이 최근 유출된 기밀문건을 통해 밝혀졌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관저에서 화상연결을 통해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소 1년은 버틸 자금이 있는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이 평가한다는 사실이 최근 유출된 기밀문건을 통해 밝혀졌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관저에서 화상연결을 통해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해당 문건에는 "러시아 당국이 (제재로 인한) 경제적 압박을 피하기 위해 법인세 인상과 국부펀드 수익 등에 의존하고 있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다만, 문건에는 추가 제재나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유가 상한제 등에 따른 영향은 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쟁 장기화에 따른 탄약 지출, 추가 병력 징집 필요성 등 러시아 전투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도 정보 판단에서 빠져 있었다. 해당 문건과 관련한 질문에 미 재무부와 백악관은 답변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앞서 이달 초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러시아가 여전히 서방 제재에 대한 놀라운 수준의 적응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 총 100쪽의 기밀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미 공군 일병 잭 테세이라(오른쪽)가 지난 14일 보스턴 연방 지방법원에 출두한 모습을 그린 스케치.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 총 100쪽의 기밀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미 공군 일병 잭 테세이라(오른쪽)가 지난 14일 보스턴 연방 지방법원에 출두한 모습을 그린 스케치. AP=연합뉴스

이처럼 미 정보당국이 러시아의 재정적 여력을 예상보다 탄탄하다고 평가하기는 했지만, 버틸 기한을 1년 정도로 본 만큼 러시아의 경제 사정이 완전히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초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에게 국제투자은행(IIA)과 국제경제협력은행(IBEC), 유라시아투자은행 등 러시아 주도의 금융기관이 "잠재적으로 당혹스러운 붕괴를 피할 수 있게 비상계획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와 관련, WP는 유출된 문건들 중에 "러시아 은행의 외화보유가 충분하지 않아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의 우려가 깊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5일 푸틴 대통령은 자국 내 외국 기업의 자산을 일시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자산을 압류한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풀이됐다.

앞서 서방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제재 위반을 이유로 러시아 중앙은행과 러시아 재벌, 기업들의 해외자산을 동결했다. 이같은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과 전후 재건에 사용하자는 논의도 일고 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