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또 웃다 말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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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일 올림픽축구대표팀 친선경기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양동현(左)이 일본 수비수들을 잇따라 따돌리고 상대 문전으로 드리블해 들어가고 있다.[도쿄=연합뉴스]

한국 젊은이들의 패기가 도하로 떠나는 핌 베어벡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1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올림픽대표 선수들은 21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한.일 친선경기에서 일본과 1-1로 비겼다. 14일 창원 1차전(1-1)에 이은 두 경기 연속 무승부다.

일본은 정예멤버가 총출동했지만 한국은 박주영(FC 서울).백지훈(수원 삼성)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 터라 열세가 예상된 경기였다. 하지만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대등한 경기를 펼쳐 보였다.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일본에 한 번도 지지 않았던(4승2무) 저력이 올림픽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살아 있었다.

주장 완장을 찬 김승용(서울)은 1차전처럼 날카로운 프리킥과 코너킥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마무리는 스트라이커 양동현(울산 현대)의 몫이었다. 전반 46분 공을 잡은 양동현은 아크서클 부근에서 주춤하다가 순식간에 세 명의 수비를 따돌리고 페널티지역으로 파고들었다. 1m86㎝의 장신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순발력으로 엔드라인 부근까지 몰고 간 양동현은 골대 반대편을 겨냥해 땅볼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해진 일본은 후반 공격수를 대거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고 후반 30분 미즈노의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마스다가 헤딩슛,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일본은 파상공세를 펼치며 한국 문전을 위협했지만 한국 수비진이 침착하게 이를 저지하며 경기를 마쳤다.

베어벡 감독은 22일 일본에서 출발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훈련 중인 두바이에 도착, 23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와의 친선 경기에 대비한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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