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2차 표결 '보이콧' 의견에 주호영 "민주당판 십자가 밟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 표결 땐 자당 국회의원들의 본회의 참석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해 “국회판 십자가 밟기, 민주당판 십자가 밟기”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상대 당이기는 하지만 우리와 같이 국정을 운영해야 할 파트너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이) 이재명 체포동의안 무효표·기권표 색출에 나서더니 (이제는) 처럼회 의원들 중심으로 다음 체포동의안에서 일제히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낸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수출 전략 민·당·정 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어 “2차 체포동의안을 민주당 의원이 기정사실로 하는 모양”이라며 “의원들이 입장하지 않으면 의원 정족수를 채울 수 없어 회의는 무산돼도 두 세 가지 큰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스스로 체포동의안 가결을 예상해 (이를) 막으려는 의원들이 못 들어가는 것을 국민들은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입장을 막는 건) 의원들에게 반헌법적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정”이라며 “들어가면 무기명 비밀 투표로 찬성할지 모르니 아예 못 들어가게 하고, 들어가는 사람은 ‘찬성’이라고 밝히게 되는, 말하자면 국회판 십자가 밟기, 민주당판 십자가 밟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추락하는 건 괜찮지만, 한국 민주주의 수준 자체가 떨어지는 것은 걱정된다”며 “위기이고 급할수록 정도를 찾아야 살 길이 생긴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내는 꾀를 보면 죽는 꾀, 독을 깨는 꾀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민주당 내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대비해야 한다며 표결 ‘보이콧’을 주장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SBS 라디오에서 “(다음 체포동의안은) 저희가 다 투표하지 않는 방식을 취하면 (된다)”고 말한 데 이어 김남국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부결 투표하자는) 권고적 당론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