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방주의와 괴롭힘 반대"…중국-이란 손잡고 美견제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4일 베이징을 방문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4일 베이징을 방문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정찰풍선' 사태를 계기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이란 정상이 '일방주의' 반대를 강조하며 미국 견제에 나섰다.

14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국빈 자격으로 방중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양국 관계는 각종 변화무쌍한 국제 정세의 시련을 견뎌 냈다"며 "중국은 이란이 국가 주권과 독립, 영토의 완전성, 민족 존엄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하고, 일방주의와 괴롭히기에 저항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세력이 이란 내정에 간섭하고 이란의 안보와 안정을 파괴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이란과 상호 지지를 계속 견고히 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라이시 대통령도 "이란과 중국은 모두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괴롭힘에 반대하고 외부세력의 내정간섭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란 측은 중국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한다"며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글로벌개발이니셔티브,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 등에 대한 지지 의사도 밝혔다.

두 정상 모두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중국과 이란이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대표적 국가라는 점에서 이날 일방주의와 패권, 괴롭힘 등에 대한 반대를 거론한 것은 다분히 미국을 견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달 초 중국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 주장)'이 미국 영공에 진입한 사실이 공개된 이후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으로선 우방국과 손잡고 미국에 반격을 시도한 형국이다.

라이시 대통령은 2박 3일 일정으로 이날 중국을 방문했다. 이란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건 20년 만이다.

시 주석과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회담에 이어 약 5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앞으로 양국은 라이시의 방중 협의 결과를 총망라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