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파워!중견기업] 티켓예약 전산화 '성공 티켓'잡았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사진=김형수]

다음달 1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되는 제 15회 아시안게임 운영에 참여하는 국내 업체가 있다. 티켓 예매서비스업체인 티켓링크다. 이 회사는 도하 아시안게임의 모든 입장권 판매를 컴퓨터로 관리하는 시스템과 관련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55억원짜리 프로젝트다. 지난해 세계 최대 티켓판매 대행업체 미국 '티켓 마스터' , 2006 월드컵 티켓판매 대행업체 독일 'CTS이벤팀'과 3파전을 벌인 끝에 이 프로젝트를 따냈다.

현재 티켓링크 직원 20명이 카타르에 파견돼 현지 인력 150여 명과 함께 예매 업무를 하고 있다. 이 회사 우성화(42.사진) 사장도 25일 카타르로 가 현장지휘를 할 예정이다. 우 사장은 "도하 아시안게임의 티켓 예매 시스템을 잘 운영해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켓링크는 지난해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일본 및 동남아 국가 관련업체와 현지 진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우 사장은 인터넷 티켓 예매 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주인공이다. 티켓링크는 현재 세종문화회관.예술의전당 등 34개 공연장을 비롯해 경기장 21곳, 영화관 49곳 등의 티켓 판매 대행을 하고 있다. 공연 시작 20분 전까지 예약 및 취소가 가능한 실시간 예매 시스템을 갖춰 지난해 5200억원의 티켓을 판매했다. 올해는 7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이벤트 사업을 하다 티켓판매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 사장은 대학 졸업후 광고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다가 84년 미국 LA올림픽 개막식을 TV로 지켜 본 뒤 "저런 멋진 이벤트를 연출하겠다"며 여직원 2명을 둔 이벤트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당시 우사장의 나이는 24세. 현대.삼성.롯데 등 대기업의 각종 행사를 대행하면서 이벤트 시장을 개척했다. 하지만 각종 행사를 대행하면서 티켓 판매에 애를 먹었다. 공연 티켓을 판매처에 배포하고 관리하는 일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었다. 어떤 판매처는 티켓이 금방 다 나가 모자란다고 아우성인데 다른 곳은 남아 도는 일이 빈번했다. 티켓 분실 사고도 적잖았다. 그러던 중 93년 공연 유치 협의차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를 방문하고 해결책을 찾았다. 티켓 판매의 전산화였다.

그는 영국 등 선진 10여 개국을 돌며 30여 개 관련업체를 찾아 다녔다. 그러나 로얄티를 너무 많이 요구하는 데다 한국어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1~2년 걸린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다 캐나다 ACT사가 한글 지원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담판을 벌인 끝에 5%의 지분을 주는 조건으로 기술을 도입했다. 기술만 확보하면 다 될 줄 알았으나 더 어려운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장 운영주나 극장주에게 전산화 도입을 설득하는 일이 만만찮았다. 96년 어렵사리 세종문화회관의 매표 전산화를 실현하면서 차츰 고객이 늘기 시작했다. 그해 5월 티켓링크를 설립했고 이듬해에 이벤트 사업은 접었다. 마침 영화진흥기금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정부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사업을 추진키로 해 기회가 찾아오는 듯 했다. KT 등 쟁쟁한 대기업과 경합한 끝에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정부가 이 사업에서 발을 빼버렸다. 할 수 없이 그는 경합을 벌였던 업체들을 설득해 2000년에 투자자금을 마련했다. 2002년까지 300여억원을 투자한 끝에 티켓링크의 현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티켓링크는 올해 또 한번 시련을 겪어야 했다. 뒤늦게 문화상품권 발행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사행성 오락 '바다 이야기' 파문에 휘말린 것이다. 티켓링크는 곧바로 상품권 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그는 "공연 시장 확대를 위해 상품권 사업에 나선건데 도매금으로 매도돼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창립 : 1996년 5월

본사 :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임직원 : 163명(계약직 및 임시직 월 평균 350명 고용)

주요 사업 : 티켓 예매 서비스 및 입장권 전산망 구축

티켓 판매액 : 5200억원(지난해 기준)

글=차진용 기자<chajy@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