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물가 5.1% 상승, 외환위기 후 최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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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호 03면

올해 물가 상승률이 5.1%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2020년=100)로 1년 전보다 5.1% 올랐다. 2011년 이후 연간 물가 상승폭은 3%를 넘긴 적이 없었는데, 지난해 2.5%로 튀어 오르더니 올해 큰 폭으로 뛴 것이다.

그래픽=양유정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yang.yujeong@joongang.co.kr

특히 자주 구매하는 품목과 생필품 위주로 구성해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가 6% 올라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2.2% 오른 석유류도 마찬가지였다. 외식 물가는 7.7% 상승해 1992년 이후 오름폭이 가장 컸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12.6% 올라 2010년 별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가공식품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개인 서비스, 전기·수도·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연간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하고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등 외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전기·가스·지하철 등 공공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을 시작으로 내년 4월에는 서울 지하철·버스 요금이 각각 300원씩 인상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2%)와 물가 상승률 괴리가 여전해 금리 인하로 돌아서기까지 한참 멀었다”며 “물가가 서서히 안정되더라도 속도는 굉장히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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