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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짓눌린 중·장년…소득 5.4% 늘 때 빚 11.6% 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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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경제 허리’로 불리는 중·장년층(40~64세)의 대출이 1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훨씬 가팔랐다. 특히 주택을 소유한 중·장년의 대출 중앙값이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중·장년층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0~64세 인구는 2018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9만6000명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중·장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40.3%다. 이들 중 77.1%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76.4%)보다 소득이 있는 비중이 늘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해 소득이 있는 중·장년의 평균소득은 3890만원으로, 전년(3692만원)보다 5.4% 증가했다. 같은 중·장년이라도 연령대에 따라 평균소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후반의 평균소득이 4239만원으로 가장 많고, 60대 초반이 2646만원으로 가장 적다. 40대 후반에 평균소득이 정점을 찍고 이후 연령대가 높을수록 점차 평균소득이 줄어드는 구조다.

대출잔액 중앙값은 1년 새 10% 넘게 증가하는 등 가파르게 늘었다. 대출이 있는 중·장년도 늘면서 10명 중 6명가량은 은행에 빚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1일 기준 금융권 대출이 있는 중·장년이 57.3%였는데 전년(56.5%)보다 0.8%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대출잔액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해당하는 중앙값은 5804만원에 달했다. 전년(5200만원)보다 604만원 늘어나면서 증가율이 11.6%에 달했다.

중·장년의 대출액 중앙값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3572만원)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엔 전년보다 7.1%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었는데 지난해 10%가 넘게 늘면서 6000만원대를 앞두게 됐다.

부동산 가격 폭등 이후 지난해 부동산 매매 행렬이 이어졌는데 ‘막차’를 탄 인원이 늘면서 대출도 함께 불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같은 중·장년층에서 주택을 소유한 비율은 43.1%에서 43.8%로 0.7%포인트 상승했다. 반대로 보면 절반이 넘는 중·장년은 여전히 무주택자라는 의미다. 주택 소유자만으로 봤을 때 대출액 중앙값은 1억16만원으로, 미보유자(3019만원)보다 3.3배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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