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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넘어 차세대 전기차 생산기지로…스웨덴 볼보차 공장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스웨덴 예테보리에 자리한 볼보자동차의 토슬란다 공장. 근로자들이 완성된 자동차에 대해 검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볼보자동차]

스웨덴 예테보리에 자리한 볼보자동차의 토슬란다 공장. 근로자들이 완성된 자동차에 대해 검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볼보자동차]

북유럽 특유의 겨울비가 내리던 지난 10일 스웨덴 남서부 예테보리. 이곳에는 볼보자동차의 주력 생산시설인 토슬란다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날도 1400대의 로봇이 불꽃을 튀기며 용접하는 등 가동되고 있었고, 6500명의 직원이 3교대로 일하고 있었다.

안내를 맡은 볼보차의 프란체스카 비크린은 “다음 달 중순부터 시작하는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을 앞두고 근로자와 로봇이 한 몸이 된 거처럼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최고급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볼보 EX90’를 처음 공개한 볼보차는 이날 한국 기자단에게 토슬란다 공장의 4대 공정(압축→차체→도장→조립) 중 도장을 제외한 공정에 대해 취재를 허락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근로자와의 직접 접촉은 여전히 금지했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자리한 볼보자동차의 토슬란다 공장 전경. [사진 볼보자동차]

스웨덴 예테보리에 자리한 볼보자동차의 토슬란다 공장 전경. [사진 볼보자동차]

이날 볼보차가 여러 차례 강조한 점은 내후년이면 가동 60주년을 맞는 토슬란다 공장이 이미 지난해 탄소 중립(기후 중립)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파리협정과 유럽연합(EU)의 현 기준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시설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한 온실가스 배출이 없으면 일단 탄소 중립을 실현한 공장으로 간주하고 있다. 토슬란다 공장은 재생 에너지로 발전해 얻은 전기만을 사용하고 있다. 난방도 절반은 바이오가스를 통해, 절반은 폐열을 활용한 지역난방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하비에르 바렐라 볼보차 운영·품질 총괄은 “지난해 탄소 중립을 이뤄낸 토슬란다 공장뿐만 아니라 2025년까지 볼보차의 모든 제조시설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슬란다 공장은 탄소 중립을 넘어 에너지 사용도 더욱 줄일 계획이다. 2025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30%까지 감축시킨다는 목표다. 이미 자동차 생산에 들어가는 전기는 연간 7000㎿h를 절약했고, 내년까지 난방·조명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 연간 2만㎿h를 추가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1일 시승한 볼보 XC60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스웨덴 예테보리의 토슬란다 공장에서 생산된다. 강병철 기자

지난 21일 시승한 볼보 XC60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스웨덴 예테보리의 토슬란다 공장에서 생산된다. 강병철 기자

볼보차는 토슬란다 공장을 탄소 중립을 넘어 차세대 전기차 생산기지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선 SUV인 XC60와 XC90, 크로스컨트리(스테이션 왜건)인 V60와 V90를 연간 30만 대 이상 생산하고 있다. 볼보차는 2017년 세계 자동차 업계 주요 브랜드로는 처음 내연기관 퇴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연식(2021년식) 모델부터 실천했다.

현재 신차로 팔리는 볼보 승용차 중 내연기관만으로 달리는 차종은 단 한 개도 없다. 토슬란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XC60와 XC90 리차지 모델은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방식이고, V60와 V90도 충전은 못 하지만 특정 속도까지는 배터리 동력으로만 달릴 수 있는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모델이다.

지난 21일 시승한 볼보 XC60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앞바퀴쪽 좌측 펜더를 통해 충전할 수 있다. 강병철 기자

지난 21일 시승한 볼보 XC60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앞바퀴쪽 좌측 펜더를 통해 충전할 수 있다. 강병철 기자

볼보차는 토슬란다 공장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바꾸기 위해 100억 크로나(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그 중 핵심은 메가 캐스팅(Mega Casting)의 도입이다. 용접과 볼트 조립 없이 하나의 부품을 크게 주조해 만드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바닥 구조를 메가 캐스팅으로 주조하면 차체 무게가 줄어들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바닥의 형태에 따라 배터리 셀과 모듈을 합쳐지는 매리지 포인트(Marriage point) 방식의 새로운 공정이 들어간다. 바렐라 총괄은 “토슬란다 공장 투자는 볼보차가 지향하는 전기차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의미 있는 순간”이라며 “지속가능한 전동화 시대를 실현할 수 있는 공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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