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중앙포럼] 황윤재 교수 “기대인플레이션, 제대로 측정되는지 돌아볼 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차기 한국경제학회장)는 “기대인플레이션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나타내고, 이것이 결국 실제 물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물가를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더 유의미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를 정책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가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중앙포럼'에서 기대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가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중앙포럼'에서 기대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황 교수는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중앙포럼’에서 ‘기대인플레이션과 정책적 함의’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 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을 말한다. 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요한 경제 지표 중 하나로 취급된다. 황 교수는 “최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며 “한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은 제대로 측정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22 중앙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장진영 기자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22 중앙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황 교수는 “미국에는 5년, 10년 등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포함해 20개 이상의 지표가 있는 데 반해 한국은행은 1년짜리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만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발표하고 있다.

황 교수는 설문조사 기반의 지표 측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은 실제 인플레이션과 동행 혹은 선행하는 패턴을 보였지만 한국은 대체로 후행하는 특성을 보였다”며 “한국의 소비자 동향 조사표 문항이 미국보다 굉장히 단순한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빅데이터 활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뉴스와 소셜미디어(SNS) 등의 텍스트 자료를 이용해 일반인의 현재 경제 상황 평가와 미래 경제 전망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황 교수는 “국내 커뮤니티, 뉴스, 트위터 등의 물가 상승 언급량과 물가 하락 언급량을 기대인플레이션 대안 지수 설계에 활용해보니 한국은행의 기존 지표보다 선행성 측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며 “예를 들어 공공요금 인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뉴스가 나올 때 물가 상승 언급량이 최고치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실시간 빅데이터를 잘 분석해 활용하면 기존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를 보완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