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10월 물가상승률 85% 돌파…25년새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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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AF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AFP=연합뉴스

튀르키예(터키)의 10월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5.51%, 전월보다 3.54% 상승했다고 튀르키예 통계청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AP 통신에 따르면 이는 전월 물가 상승률 83.45%보다 2.06%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다.

그러나 실제 물가 상승률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높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현지 ENAG 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물가 상승률은 185.34%에 달한다.

만성적 고물가에 시달리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유발한 경제 위기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곡물 가격 급등까지 겹쳐 물가가 급등세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상식적인 물가 상승률의 원인으로 고금리가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믿음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물가 상승보다 경기 둔화 흐름을 더 우려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같은 경제 정책에 발맞추고 있는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2%에서 10.5%로 올해 최대 폭으로 인하하는 등 3개월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이는 서방의 중앙은행이 물가 인상 압력에 대응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의회 연설에서 “경제의 바퀴가 돌아가고 있음에 감사한다. 투자, 고용, 생산, 수출과 흑자를 통한 성장으로 요약되는 우리의 경제 모델이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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