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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오르자 다시 물가 불안감…10월 기대인플레 4.3%

중앙일보

입력

앞으로 1년 뒤의 물가상승률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이 석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이 오른 데다,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으로 고물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난 결과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과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쳐 물가 상승을 장기간 끌고 가는 요인이 된다.

한국은행의 ‘10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은 전달보다 0.1%포인트 오른 4.3%로 집계됐다. 사진은 21일 서울의 한 주택가 가스계량기.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10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은 전달보다 0.1%포인트 오른 4.3%로 집계됐다. 사진은 21일 서울의 한 주택가 가스계량기.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은 전달보다 0.1%포인트 오른 4.3%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 7월 역대 최고치인 4.7%까지 치솟은 뒤 8월(4.3%)과 9월(4.2%) 등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른 건 5%대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는 데다,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등이 반영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전기료 등 공공요금을 뽑은 응답자의 비중은 61.9%(복수 응답)로 전달보다 12.3%포인트 늘었다. 반면 농·축·수산물(42.6%)과 석유류 제품(39%)을 뽑은 응답자는 전달보다 각각 6.9%포인트, 2.4%포인트 줄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원화가치 하락도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원화가치는 달러당 1400원대로 미끄러진 뒤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올라 CPI를 끌어올리게 된다. 지난 9월 수입물가도 국제유가 하락 등에도 원화가치 떨어지며 전달보다 3.3% 상승했다.

황의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여전히 5%대의 높은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10월에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소비자들은 계속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원화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점도 심리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비 심리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달보다 2.6포인트 하락했다. 소비 심리는 지난 8월과 9월에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 등이 반영돼 소폭 상승했다. CCSI는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1년 12월)를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을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으로 해석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향후 1년간 주택가격이 현재보다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6개월 연속 늘었다.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64로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저치를 한 달 만에 다시 경신했다. 주택가격전망 지수가 100보다 낮을수록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답한 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황 팀장은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및 매수 위축 심리가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금리가 상승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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