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회장, 한은에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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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가 한국은행에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정기 예·적금 규모가 사상 최대폭 증가하면서 지난 8월 통화량이 25조원가량 불었다. 반면 결제성 예금인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사진은 18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공사현장 외벽에 붙은 은행금리 안내 현수막. 뉴스1

금리 인상 여파로 정기 예·적금 규모가 사상 최대폭 증가하면서 지난 8월 통화량이 25조원가량 불었다. 반면 결제성 예금인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사진은 18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공사현장 외벽에 붙은 은행금리 안내 현수막. 뉴스1

20일 금융투자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나재철 금투협 회장은 지난 18일 이창용 한은 총재를 만났다. 면담을 요청한 나 회장은 이 자리에서 회사채 시장의 유동성 경색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이 겪는 어려움을 설명하며, 한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에 시행했던 '금융안정특별대출' 재도입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는 적격 회사채를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 언제든 한은으로부터 차입할 수 있는 여신제도다.

또 나 회장은 회사채 시장 내에서 소외당하는 A등급 회사채의 원활한 유통 문제에 대해서도 한은이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정부와 통화 당국은 물가 안정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돈줄을 죄고 있다. 금융안정특별대출을 도입할 경우 시장에 엇갈린 사인을 줄 수 있다.

앞서 나 회장은 전날 한 행사장에서도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만나 시장 안정화 대책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에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과 함께 ‘증권시장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긴급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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