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C와 전쟁 와중에…대통령실, 이상협 비서관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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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협 대통령실 뉴미디어 비서관이 최근 교체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일주일여 전부터 이 비서관이 출근하지 않고 있다. 그즈음 해서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기조와 본인 의사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미디어 다음 뉴스 에디터를 시작으로 네이버 정책실 차장, 서비스위원회 부장을 거쳐 대외협력 이사 대우로 재직하다 윤 대통령이 5월 취임하면서 대통령실에 들어왔다. 5개월여 만에 ‘원포인트’로 전격 교체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경질성 교체는 아니다. 상시 개편의 연장선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지난 8월 390여명 규모의 비서실을 300명 초반대로 대폭 축소하는 인적개편을 발표하면서 “비서실 쇄신은 5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조직개편도 함께 단행했는데, 시민사회수석실 산하였던 디지털소통비서관을 홍보수석실 산하로 옮기면서 이름을 뉴미디어 비서관으로 바꿨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실 내부에선 이를 “뉴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홍보라인 재정비 및 강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핵심 참모는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새 정부가 일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인식을 갖고 있다”며 “추가 도미노 인적 개편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대통령실이 ‘MBC 자막사태’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공세를 펴는 가운데 뉴미디어 총괄을 교체한 모양새여서 더욱 주목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통적인 신문·방송 미디어 외에 대중 접근성이 높은 대안 미디어로서 유튜브·SNS에 대한 홍보 강화에도 더욱 신경을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이날 윤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만찬 일정을 밝힌 것도 관심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각국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들이 와서 그분들과 만찬을 진행하기로 돼 있다.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는데, 이는 대통령실이 사전 공지하지 않은 일정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원래 비공개 일정으로 행사를 진행한 후 보도자료를 내는 쪽으로 검토했다”며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를 공개했다는 건 이제 '알릴 만한 건 적극적으로 알리자'는 취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 참모는 “윤 대통령이 ‘이렇게 열심히 일만 하면 뭐하냐. 보수는 일만 열심히 하면 다 되는 줄 안다. 우리는 그게 문제야’라며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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