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싹쓸이 2루타 날린 KT 배정대 "친 순간 MVP 내 꺼라고 생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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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8회 2사 만루에서 3타점 2루타를 친 뒤 환호하는 KT 위즈 배정대. 연합뉴스

13일 8회 2사 만루에서 3타점 2루타를 친 뒤 환호하는 KT 위즈 배정대. 연합뉴스

찬스에 강한 사나이다웠다. KT 위즈 외야수 배정대가 싹쓸이 2루타로 준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배정대는 1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8회 말 2사 만루에서 KIA 타이거즈 여섯 번째 투수 장현식을 상대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점수는 6-2가 됐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방이었다.

유독 끝내기 안타를 잘쳐 '끝내주는 남자'로 불린 배정대는 가을 야구에서도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이강철 KT 감독은 "집중력이 좋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트를 낸다. 거기서 움츠러들면 투수에게 유리하게 갈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좋은 멘털"이라고 했다.

배정대는 "김강 타격코치가 슬라이더를 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초구 슬라이더가 조금 치기 어려운 코스로 왔다. 그 공은 보내고, 2구째는 직구가 낮게 와서 다음 공은 무조건 슬라이더인 것 같다고 생각해서 노려 쳤다. 생각보다 잘 맞진 않았으네 코스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스트라이크 이전에 스윙했을 때 파울 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빠른 카운트에 내가 원하는 공이 왔을 때 그라운드 안에 넣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13일 8회 2사 만루에서 3타점 2루타를 치는 배정대. 뉴스1

13일 8회 2사 만루에서 3타점 2루타를 치는 배정대. 뉴스1

배정대는 적시타를 친 뒤 승리를 예감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배정대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하는 것 같다. 승리를 굳히는 상황이라 정규시즌 끝내기보다 조금 더 짜릿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3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린 배정대는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배정대는 "친 순간 솔직히 '오늘은 내 꺼다'라고 생각했다. 1승, 1패가 너무나도 중요한 가을 시리즈에서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거 같아서 의미가 있다"고 웃었다.

상금 100만원과 코스메틱 상품(100만원 상당)을 받게 된 배정대는 "상품은 어머니와 누나에게 드리겠다. 누나와 어머니가 경기장에 오고 싶어하셨는데 표를 2장 밖에 못 구해 아버지만 오셨다"고 했다.

KT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LG 트윈스에게 역전패해 4위로 내려앉았다. 배정대는 "감독님이 선수단 미팅 때 '너무 잘 했다. 오늘 져서 4위로 시작하지만. 부상자도 많았고. 시즌을 잘 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새롭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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