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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제거하라" 시진핑 3연임 앞두고 이례적 항의 시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를 공식화하는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불과 사흘 앞둔 13일,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그의 정책에 반대하는 이례적 항의 시위가 전격적으로 펼쳐졌지만 신속하게 진압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연합뉴스

이날 CNN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에는 베이징 북서쪽 주요 도로의 고가도로에 시진핑 주석의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권위주의 통치에 항의하는 현수막 2개가 걸려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게시됐다.

한 현수막에는 "코로나 검사를 거부하고, 음식을 받아들여라. 감금을 거부하고, 자유를 받아들여라. 거짓말을 거부하고, 존엄성을 받아들여라. 문화혁명에 반대하지만, 개혁에는 찬성한다, 위대한 지도자도 반대하지만 투표에는 찬성한다. 노예가 되지 말고 시민이 돼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또 다른 현수막에는 "파업을 계속하라. 독재자이자 국가 반역자인 시진핑을 제거하라"는 내용이 있었다.

사진과 동영상에는 고가도로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시위 구호의 음성 녹음도 담겨 있었다.

CNN은 이 영상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베이징하이뎬(海淀)구 제3 순환도로의 고가도로 쓰퉁차오(四通橋)로 위치를 파악했다.

CNN이 이날 오후 3시 30분쯤(현지시간) 쓰퉁차오 고가도로에 도착했을 때 시위대나 현수막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고가도로와 주변에는 많은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었고 제3 순환도로를 지나는 고가도로마다 보안요원들이 순찰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중국 SNS에서는 시위에 대한 게시물이 엄격하게 검열되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이 시위에 대한 지지와 경외심을 표하는 글을 게시했지만 대부분 신속하게 삭제됐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중국 팝 히트곡 '외로운 전사'(Lonely Warrior)를 공유하며 시위를 간접적으로 언급했지만, 이 역시 삭제됐다.

최고 지도부에 대한 대중의 항의는 중국에서 극히 드물며, 특히 중요한 정치 회의를 앞두고 베이징을 안보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요새로 만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5년마다 열리는 전국대표대회는 가장 중요한 중국의 정치 일정이다.

시 주석은 오는 16일 시작되는 20차 당대회에서 최근 규범을 깨고 임기를 연장, 평생 통치의 길을 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하고 권위주의적인 중국 지도자로 여겨지는 시 주석은 당내는 물론 중국 사회에서의 반대 의견 분쇄를 위해 대대적 단속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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