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양현종. 연합뉴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5위 팀 최초의 준플레이오프(PO) 진출에 도전한다. 좌완 선발 군단의 힘을 앞세운다.
KBO는 2015년 KT가 1군에 합류하면서 포스트시즌 출전팀을 4개에서 5개로 늘렸다. 그러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을 도입했다. WC는 2전 2선승제다. 대신 4위 팀에 1승 어드밴티지를 준다. 4위가 한 번이라도 이기거나 무승부(연장 최대 15회)가 나오면 준PO에 진출한다. 5위는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1, 2차전 모두 4위팀 홈 구장에서 열린다.
WC가 도입된 이래 5위 팀이 준PO에 올라간 사례는 없다. 8번의 WC에서 모두 4위가 승리했다. KIA도 두 차례 5위로 WC에 나섰지만, 모두 탈락했다. 2016년엔 LG 트윈스를 상대로 1차전을 이겼으나 2차전에서 0-0으로 맞선 9회 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018년엔 넥센 히어로즈와의 WC 1차전에서 6-10으로 졌다.
KIA 타이거즈 투수 놀린. 연합뉴스
새 역사에 도전하는 KIA가 믿는 건 선발이다. 시즌 초반엔 외국인투수들이 애를 먹였지만, 순위싸움이 치열했던 후반엔 살아났다. 9월 이후 KIA 선발 평균자책점은 2.93이다.
KIA 선발진은 '좌향좌'다. 양현종-션 놀린-토마스 파노니-이의리까지 왼손투수다. 5선발 임기영만 우완 언더핸드다. WC에선 좌완 선발만 내세운다. 양현종이 1차전을 맡고, 파노니와 놀린 중 한 명이 2차전에 나선다.
양현종은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포스트시즌에서 8번(선발 4경기)이나 던졌다. 통산 성적은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1. 특히 2017년 한국시리즈에선 1차전 승리를 따내고, 5차전에서 마무리로 나와 우승을 확정지었다.
WC에서는 두 번 나왔으나, 승리가 없다. 2016년 2차전 선발로 나와 6이닝 무실점했으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2018년 1차전은 4회까지 무실점하다 5회에 수비 실책이 쏟아져 4와 3분의 1이닝 4실점(비자책)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마지막 등판인 1일 SSG 랜더스전(5이닝 7안타 2실점) 이후 충분히 쉬면서 준비했다.
KIA 타이거즈 투수 파노니. 연합뉴스
놀린은 부상과 부진 여파로 전반기엔 제 역할을 못했다. 그러나 후반기엔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5위 싸움에서 큰 공을 세웠다. 정규시즌 성적은 8승 8패 평균자책점 2.47. 평균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기본으로 다양한 변화구를 사용한다. 동작을 살짝 바꾸는 변칙 투구도 능하다.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파노니도 합격점을 받았다. 3승 4패 평균자책점 2.72. 같은 왼손이지만 놀린과 유형은 다르다. 구속은 140㎞대 초반이지만 컷패스트볼과 커브 등 궤적과 속도가 다양한 구종을 잘 섞어 던진다. 놀린과 파노니 모두 가을 야구 상대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전 성적이 좋다.
KIA 타이거즈 투수 김기훈. 연합뉴스
KIA의 약점은 불펜이다. 구원투수 평균자책점(4.70)은 가을 야구를 하는 다섯 팀 중 꼴찌다. 2년차 마무리 정해영이 32세이브를 올리긴 했지만, 정해영까지 가는 과정이 험난했다. 정해영이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한다는 점도 변수다.
불펜진에 힘을 보탤 자원도 왼손이다. 군복무를 마친 김기훈이다. 2020시즌 뒤 상무에 입대한 김기훈은 구속을 10㎞ 가까이 끌어올렸다. 지난달 22일 1군에 등록됐고, 5경기에 나와 8과 3분의 2이닝 1실점했다. 삼진은 9개나 잡았다.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 뉴스1
10승 투수 이의리도 WC에선 불펜 대기한다. 이의리는 올 시즌 주자가 나갔을 때 유독 강했다. 9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세 타자 연속 볼넷을 준 뒤, 박건우·양의지·닉 마티니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스스로 "위기가 되면 간절함이 생긴다"고 말할 정도로 배포가 좋아 히든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