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촉구한 與조경태 "野이재명 응답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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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조경태 의원은 10일 "더 이상 특권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양심 앞에 떳떳이 설 수 있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를 제안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국회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상대 정파를 공격하고 막무가내식 비방과 선동으로 국민들을 혼란과 분열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국회의원 면책특권은 17세기 영국 절대군주로부터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출발했다"며 "국회의원에게 권력을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행정부나 사법부의 탄압으로부터 자주적 입법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촉구'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촉구'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어 "국회 역시 헌법 제45조에 따라 면책특권을 주고 있다"며 "우리 헌법이 면책특권을 부여한 것은 국회의원 개인의 권력 보장이 아니라 국민들의 권한이 훼손되면 안 된다는 취지"라고 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면책특권 폐지 논란이 있을 때마다 국회에서는 '위헌이다, 정치적 탄압으로 악용된다'며 폐지 논란을 잠재웠다"며 "국회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겠다면서 윤리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전혀 그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국회가 최근 보여준 모습들이 진짜 양심에 따라 국민 이익을 위해 의사 표현을 했는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놓고 생각해봤으면 한다"며 "국회의원 직무상 발언이라도 명백한 범죄 행위를 하거나 고의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사회 혼란을 일으킨다면 직무상 행위가 아닌 것으로 보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감사에서 지난 1년간 정부가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 예산 효용성을 어떻게 높일지, 예산 낭비가 있었는지, 이런 국정과 관련된 것을 국감해야 하는데 지금 국감을 과연 해야 하는가 할 정도로 여야가 정쟁에만 몰두한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특권을 방치해선 안 되겠다는 마음에서 주장하게 됐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른바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염두에 둔 제안이냐는 질문에는 "양심에 찔리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특정인을 말하는 게 아니라 면책특권이라는 특권 뒤에 숨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야당이 다수당이지 않나"라며 "말로만 해석을 부리지 말고 면책 특권을 내려놓는 게 중요한 정치개혁 중 하나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여야 관계없이) 개혁에 따를 분들은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의원을 향해 "말로만 부르짖지 말고 행동을 옮겨야 한다"며 "여야가 함께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면책특권을 (논의해야 한다). 제가 지금 제안했으니 이재명 당대표도 기자회견에 대해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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