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을 한 타석 만에 뺀 류지현 LG 감독의 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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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이재원. 연합뉴스

LG 트윈스 이재원. 연합뉴스

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전. 류지현 LG 감독은 7번타자·좌익수로 나선 이재원을 한 타석 만에 교체했다. 1회 말 수비부터 한석현이 그 자리에 들어갔다.

류지현 감독은 다음날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해당 상황을 설명했다. 류 감독은 "어제는 볼 하나의 소중함, 한 타석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교체한 것이다. 선수에게 따로 설명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LG는 1회 초 2점을 먼저 뽑았다. 이재원은 2사 1, 3루에서 들어섰고, 오지환이 폭투로 2루까지 가 추가점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재원은 떨어지는 공 3개에 연이어 헛스윙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추가득점에 실패한 LG는 이날 3-4로 역전패했다.

류지현 감독은 "뒤에 타자가 누가 있고, 상대 투수가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공을 던질지 타석에 들어가기 전부터 나름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단순히 공을 치러 들어가는 게 아니다. 어제 이재원은 내가 보기엔 1군 타석에 들어갈 자격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올해 1군 데뷔 3년째를 맞아 가장 많은 82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221, 13홈런, 41타점. 잠실을 홈으로 쓰는 LG에서 귀한 우타 빅뱃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류지현 감독도 누구보다 이런 상황을 잘 안다.

류지현 감독은 "우리 팀에서 이재원이 어떤 자원인지 나도 안다. 감정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조금 더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런 상황을 그냥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봤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류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더 이재원에게 어떤 상황이 오게 될지 모른다. 한 타석이 올지 한 경기가 올지 모르는데 어제 경기가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이재원을 이날 선발로 다시 기용했다. 이재원이 전날의 경험를 토대로 더 성장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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