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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들고 머리카락 싹둑…분노에 찬 이란 여성들,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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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티에서 이란 여성들의 시위에 동참한 한 여성이 가위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티에서 이란 여성들의 시위에 동참한 한 여성이 가위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여성들이 가위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시위에 나섰다.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는 히잡을 바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3일 테헤란에서 종교 경찰에 의해 교육 센터로 연행됐고, 그로부터 사흘 후인 지난 16일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에 대해 이란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시위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 40개 이상의 도시에서 12일째 아미니의 의문사를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방위군의 무력 진압에 최소 41명의 무고한 시민이 사망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주 시위에서 군경의 총에 맞아 숨진 36세 남성의 여동생이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가위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관 위에 흩뿌린 장면이 알려지면서 이같은 행위가 시작됐다.

이슬람 율법에선 여성의 긴 머리카락은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반드시 숨겨야 한다. 히잡 착용을 강요하는 이유다. 머리를 깎는 건 이에 대한 강력한 항의표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시티에서 사회운동가 포로잔 파라하니(Forouzan Farahani)가 삭발을 한 채 시위에 나섰다. AFP=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시티에서 사회운동가 포로잔 파라하니(Forouzan Farahani)가 삭발을 한 채 시위에 나섰다. AFP=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여성들이 이란 여성들의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여성들이 이란 여성들의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 여성들의 단발 시위는 전 세계적로 퍼져나가고 있다. 중동,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이 공개적으로 머리를 자르며 연대에 나섰다.

이탈리아 볼로냐에 사는 이란 화학 기술자인 파예제 아프샨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회가 말하는 기준이나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는 우리의 분노를 보여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머리를 미는 장면을 영상에 남겼다.

이번 시위로 세예드 에브라힘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간)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슬픔에 빠졌지만, 혼란을 초래하는 폭력시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의 우선순위는 국민의 안전이다. 폭동으로 사회 안정을 해치는 일은 방치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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