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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점령' 도네츠크·루한스크, 23일부터 첫 영토합병 주민투표 강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루한스크주 프리빌리야 마을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초토화된 모습. AFP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루한스크주 프리빌리야 마을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초토화된 모습. AFP

친러시아 세력이 독립을 선포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러시아로 정식 합병되기 위한 주민투표를 강행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타스 등 러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DPR·LPR은 이달 23~27일 주민투표를 시행하기로 하고 관련 준비에 착수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점령지에서 러시아로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PR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돈바스가 고향으로 돌아간다. 적기가 왔다”며 “의회에 관련 법안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DPR 의회도 주민투표 실시 법안을 만장일치로 즉시 통과시켰다.

푸실린은 또 투표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DPR을 러시아 영토로 편입하는 것을 최대한 빨리 승인해달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LPR 수장 레오니트 파센치크 역시 이날 의회를 통과한 주민투표 법안에 서명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이번 투표 결정에 대해 “현재 상황은 그들(DPR·LPR)이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고자 함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DPR과 LPR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공화국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이들의 독립을 승인한 바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동북부 하르키우주 대부분을 탈환한 것을 비롯해 동부와 남부 점령지 탈환 공세를 강화하면서 러시아 점령지 내 친러시아 세력 사이에서는 러시아로 합병되기 위한 주민투표를 서둘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의 주민투표 계획이 불법이고 조작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가짜 주민투표를 강행할 경우 모든 대화 기회가 차단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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