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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연 31년만에 쪼개진다…사실상 물건너간 TK 행정통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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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연구원 전경. 사진 대경연

대구경북연구원 전경. 사진 대경연

대구와 경북, 자체 연구원 설립키로 
TK(대구·경북) 공공연구기관인 대구경북연구원(이하 대경연)이 결국 쪼개진다. 30년 이상 대경연을 공동 운영해온 대구시·경북도가 대경연을 분리, 각각 자체 연구기관을 설립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991년 6월 문을 연 이후 31년 만에 기관 분리 절차에 들어가는 셈이다.

대구시는 14일 "대경연 분리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경연 분리 방안은 경북도가 먼저 제안했다. 지난달 25일 이철우 경북지사는 경북도의회 본회의에서 “대구경북연구원이 대구에 있다 보니 대구 관련 연구만 한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경북만의 연구원을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시대를 위한 국가적인 정책과제를 주도하는 연구원, 대학은 물론 국가연구기관과 협력도 이룰 수 있는 획기적인 개편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선하 경북도의원은 “대구와 경북은 처한 환경과 정책현안이 다른데 대경연 구성과 위치는 대구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매년 정책과제 수행에서도 대구에 뒤처지는 등 실질적인 경북 정책을 연구 지원하는 역할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전경. 사진 대경연

대구경북연구원 전경. 사진 대경연

대구시는 가칭 ‘대구정책연구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 실정에 맞는 빅데이터·블록체인 등 미래 산업 분야 중심의 연구와 도시 공간 관련 정책연구 등에 집중하는 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별도의 실무 협의체를 구성해 대경연 분리와 새로운 기관 설립 시기 등에 대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대경연 분리 공식화를 두고 지역에선 최근 불거진 대구시와 경북도의 정책 관련 불협화음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사실상 물건너가 
지난 7월 사실상 무산된 'TK 행정통합' 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대구·경북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대구·경북광역행정기획단 사무국을 폐지키로 결정했다. 당시 김정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조직개편과 함께) TK 행정통합은 잠정 보류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해온 TK 행정통합은 대구·경북을 통합해 서울 등 수도권과 직접 경쟁이 가능한 대형 지자체를 만드는 게 목표다. 즉 대구 8개 구·군과 경북 23개 시·군을 합하면 인구 510만 명의 특별광역시나 특별자치도가 생긴다.

앞서 박선하 경북도의원은 “대구·경북 협력을 중요 과제로 추진하는 경북과 달리 대구는 최근 상생을 포기하는 기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에 대경연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경북만을 위한 경쟁력 있는 연구원을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연구원 로고.

대구경북연구원 로고.

대경연에는 현재 연구원 등 80여명이 근무 중이다. 연구원장은 대구시가 한번, 경북도가 한 번씩 추천해 왔다. 지금은 경북도가 추천한 류철균(56) 전 이화여대 교수가 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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