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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尹 친서' 들고 몽골 갔다…미·중·러·일도 앞다퉈 방문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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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28일 바트뭉크 바트체첵 몽골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2박3일간 몽골을 방문했다. 한국 외교장관의 몽골 양자방문은 2014년 이후 8년만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8일 몽골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이태준 선생 기념공원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이태준 선생은 '몽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독립운동가다.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8일 몽골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이태준 선생 기념공원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이태준 선생은 '몽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독립운동가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한국과 몽골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이후 첫 외교장관의 방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한ㆍ몽 관계 발전을 위해 보내는 친서를 후렐수흐 대통령께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 몽골 방문의 목적을 3가지로 설명하며 몽골과의 ‘가치연대’를 가장 앞세워 말했다.

그는 “몽골은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요충지이고 민주주의와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라며 “우선 우선 한ㆍ몽간의 가치 연대를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몽골은 역내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함께 연대해야 할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어 “양국간 경제 안보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심화하겠다”며 “세계 10대 자원 부국인 몽골과의 공급망 안정화, 다변화를 위한 협력을 심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남북한 동시 수교국인 몽골을 대상으로 ‘담대한 구상’ 등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와 건설적 역할을 당부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몽골 출국을 앞두고 방문 취지를 밝히고 있다. 박 장관의 이번 몽골 방문은 2014년 이래 8년 만에 이루어지는 우리 외교장관의 양자 방문으로서, 2021년 한-몽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이후 첫 방문이다. 뉴스1

박진 외교부 장관이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몽골 출국을 앞두고 방문 취지를 밝히고 있다. 박 장관의 이번 몽골 방문은 2014년 이래 8년 만에 이루어지는 우리 외교장관의 양자 방문으로서, 2021년 한-몽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이후 첫 방문이다. 뉴스1

박 장관은 이날 오후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도착해 ‘몽골의 슈바이처’로 불린 독립운동가 이태준 선생의 기념공원에 헌화를 시작으로 몽골 공식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이태준 선생은 1914년 몽골로 건너가 ‘동의의국’(同義醫局)이라는 병원을 개원해 전염병 퇴치에 힘썼고, 몽골의 마지막 왕 보그드칸 8세의 어의를 지냈다. 2001년 기념공원이 개관된 이후 이태준 선생은 한ㆍ몽관계 우호의 상징이 됐다.

박 장관은 방문 이틀째인 29일엔 한ㆍ몽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후렐수흐 대통령 등 주요 지도자들을 예방한다.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자리한 민주주의 국가다. 특히 최근 미ㆍ중 경쟁과 미ㆍ러 갈등이 격화되면서 주요국 외교라인의 몽골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한몽 외교장관회담차 몽골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28일 냠도르지 앙흐바야르 몽골 외교부 사무차관의 영접을 받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몽 외교장관회담차 몽골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28일 냠도르지 앙흐바야르 몽골 외교부 사무차관의 영접을 받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을 시작으로 7월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8월엔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몽골을 방문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지난주 몽골을 거쳐 방한했다. 주요국들이 몽골의 전략적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번 방문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몽골과의 양자 관계 발전이 중심축”이라며 “국제문제에서의 협력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 특히 한반도 정책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몽골은 남북 동시 수교국으로 북한과 굉장한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한반도 문제에서 몽골의 지지와 역할을 확보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 앞에서 양곡 서드바타르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 앞에서 양곡 서드바타르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몽골의 지정학적·전략적·경제적 가치가 커졌다는 점에 대해선 아무런 이견이 없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대통령의 친서를 외교장관을 통해 전달하는 등 몽골에 공을 쏟는 배경은, 전 정부 때의 한계로 지적받아온 중국·몽골과의 실질적 외교 성과를 조기에 내기 위한 포석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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