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만 따로 만들겠다"…31년만에 대구경북연구원 쪼개기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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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경북도의회에서 열린 제33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박선하 경북도의원이 도정질문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의회

지난 25일 경북도의회에서 열린 제33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박선하 경북도의원이 도정질문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의회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구경북연구원(이하 대경연)이 ‘쪼개기’ 수순에 들어갔다. 경북도가 자체 연구원을 연내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1991년 6월 개원 이후 31년 만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25일 경북도의회 제33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박선하 경북도의원 질문에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연구원이 대구에 있다 보니 대구 관련 연구만 한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경북만의 연구원 설립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지방시대를 위한 국가적인 정책과제들을 주도하는 연구원, 대학은 물론 국가연구기관과의 협력도 이룰 수 있는 획기적인 개편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선하 도의원은 “대구와 경북은 처한 환경과 정책현안이 다른데 대경연의 구성과 위치는 대구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매년 정책과제 수행에서도 대구에 뒤처지는 등 실질적인 경북의 정책을 연구 지원하는 역할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연구원 로고.

대구경북연구원 로고.

30년 넘게 공동 운영되던 대경연을 분리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최근 대구시와 경북도가 정책 추진에 불협화음을 빚는 일이 잦은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박 도의원은 “대구·경북의 협력을 중요 과제로 추진하는 경북과 달리 대구는 최근 상생을 포기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에 대경연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지방시대를 선도할 경북의 혁신적인 정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강화해 경북만을 위한 경쟁력 있는 연구원을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7일 오전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제10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7일 오전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제10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경북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대구시와 대경연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경북도가 대경연 분리 의사를 일방적으로 내놓았다면서다. 경북도가 자체 연구원을 설립하고 연내 대경연 분리를 추진할 경우 100여 명에 달하는 대경연 고용 인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협의가 필요해 논의에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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