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서 합동 군사훈련…미국에 맞서 연대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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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과 러시아가 오는 30일부터 합동 군사훈련에 나선다. 중국 국방부는 “국제 및 지역 상황과는 무관한 연례적 협력”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해협을 둘러싼 갈등 등 미국과의 대립각을 높이고 있는 중·러 연대가 강화하는 모양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되는 ‘보스토크(동방)-2022’ 훈련 참가를 위해 곧 러시아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 17일 보도했다. 러시아 측은 지난달 외국군과 함께하는 연합 군사훈련이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정확한 훈련 참가국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중국 닝샤자치구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열린 중국·러시아 연합훈련에서 중국군이 헬기 강습훈련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해 8월 중국 닝샤자치구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열린 중국·러시아 연합훈련에서 중국군이 헬기 강습훈련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번 훈련은 대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2018년 러시아 동부 일대에서 열린 보스토크 훈련에는 중국·몽골군을 포함해 약 30만 명의 병력, 3만6000여 대의 군용 차량, 1000여 대의 군용기 등이 동원돼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됐다. 지난 2월부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측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할 능력이 건재하다고 주장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투입된 러시아 연방군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번 훈련이 영향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영국 싱크탱크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의 마티유 불레그 군사전문가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부군관구에서도 많은 병력과 장비를 끌어다 썼다”며 “무엇을 동원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인민해방군의) 훈련 참가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국제적·지역적 상황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참여국 간 실질적이고 우호적인 협력을 심화하고, 다양한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례 협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방부는 중국 외에 몽골·벨라루스·인도·타지키스탄 등이 이번 훈련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중·러는 지난해 8월 중국 닝샤(寧夏)후이족자치구의 칭퉁샤(靑銅峽)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최신 군사 장비를 동원한 ‘서부연합-2021’ 군사훈련을 했다. 양국은 같은 해 10월엔 러시아 연해주 앞바다에서 합동 해상훈련과 첫 서태평양 합동 순찰에 나서기도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중·러는 안보 협력을 포함한 관계가 급성장하고 있다. 양국은 우리의 자유주의적 비전과 다른 입장을 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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