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무원, 개인정보 고의 유출시 ‘원스트라이크아웃’…개인정보 대폭 강화

중앙일보

입력

최영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부문 개인정보 유출 방지대책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최영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부문 개인정보 유출 방지대책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정부가 공공부문 개인정보 관리 강화에 나섰다. 국민의 개인정보를 고의로 유출하거나 부정 이용하는 공무원은 단 한 번만 적발되더라도 파면 혹은 해임된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공공부문 시스템에는 접속기록 관리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4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제3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공공부문 개인정보 유출 방지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2019년 N번방 사건에서의 주민센터 사회복무요원의 개인정보 유출, 지난해 12월 송파살인사건에서 수원시 공무원이 흥신소에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건 등을 계기로 마련됐다. 공공부문에서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되는 2차 피해가 잇따르자 현황조사에 착수, 대책 수립에 나선 것이다.

개인정보위는 국민의 개인정보를 고의로 유출하거나 부정이용하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파면·해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한다. 비위 정도가 심각하면 1회 위반에도 파면·해임해 공직에서 퇴출하는 것이다.

개인정보 취급자가 개인정보를 부정 이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며, 공공기관 대상 과태료·과징금도 적극적으로 부과한다.

지난해 기준 공공부문은 개인정보 669억건을 처리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의 16.4%는 1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공공기관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2017년 2개 기관 3만6000건에서 2021년 22개 기관 21만3000건으로 대폭 증가했으나, 이에 대한 중징계는 같은 기간 9건에서 2건으로 줄어드는 등 징계 수위는 낮아지고 있다. 매년 이뤄지는 개인정보 관리 실태조사에서 공공부문은 민간부문보다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영진 부위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회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전개되면서 해킹 시도가 늘었다”고 풀이하면서도 “내부로부터의 유출이 외부에서의 해킹보다 6:4의 비율로 더 많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개인정보 보유량이 많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공공부문 시스템 1만6199개의 약 10%를 집중관리대상으로 선정해 접속기록 관리 시스템 의무 도입을 포함한 3단계 안전조치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주민등록관리시스템, 자동차관리시스템, 코로나19 대응 시스템 등이 그 대상이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공공부문 중 개인정보 접속기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비율은 56%에 그쳤으며, 인사이동 후 15일이 지나도록 접근권한이 유지되는 시스템은 43%에 달했다.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되면 우선 개인정보 취급자 계정 발급을 엄격화해서 인사 정보와 연동해야 하며, 미등록된 직원에게는 계정 발급을 못하게 된다.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책임과 역할도 명확하게 한다. 현재 지자체 등 개인정보 처리시스템 이용기관에서 소속 취급자에 대한 접속기록을 직접 점검하는 비율은 1%에 불과하다. 개인정보 처리시스템을 개발하는 주체와 이용하는 주체가 달라 발생한 문제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개인정보 이용기관도 시스템에서 개인정보 파일을 운영하는 경우 개인정보 처리자로 처분하고 취급자 교육 및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공부문 개인정보 보호 관련 예산이나 인력이 미흡하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집중관리 시스템 운영기관에 적정 인력 배치 권고 ▶정보화 예산 낙찰차액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활용 등의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최영준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이번 대책이 확정되면 올해 하반기에 관계부처와 협력해 집중관리시스템을 최종 확정하고 시스템별 현황과 특성, 개인정보보호 조치 수준에 대한 더욱 상세한 조사 및 기획점검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