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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케인 4골 합작…6만4천 상암 관중 신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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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팀K리그와 친선경기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뒤 사진찍기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손흥민. [연합뉴스]

팀K리그와 친선경기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뒤 사진찍기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손흥민. [연합뉴스]

한여름 밤의 유쾌한 축제였다. 줄기차게 쏟아붓던 장대비도 경기 시작 후 차츰 그치면서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토트넘과 팀K리그와의 친선 경기. 후반 23분 페널티킥을 얻어낸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골대를 살짝 바라본 뒤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오른발로 강하게 찬 볼은 몸을 던진 팀K리그 수문장 김영광(성남)의 손끝을 피해 골대 왼쪽 구석에 꽂혔다.

손흥민이 골대 뒤편 관중석을 향해 특유의 ‘사진 찍기 세리머니’를 선보이자 경기장은 6만 여 관중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2015년 토트넘 입단 이후 손흥민이 첫 한국 방문 경기에서 터뜨린 골. 그것도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에 오르며 단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페널티킥 골이어서 더욱 값졌다.

팀K리그와 경기를 마친 손흥민이 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팀K리그와 경기를 마친 손흥민이 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다 합작골 기록(41골)을 세운 ‘영혼의 단짝’ 손흥민-해리 케인 콤비가 4골을 터뜨린 토트넘이 팀K리그와의 친선 경기에서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이날 팀K리그와의 한국 투어 첫 번째 경기에서 전반 1골, 후반 5골을 묶어 6-3으로 이겼다.

이승우(수원FC), 조규성, 권창훈(이상 김천), 조현우(울산) 등 베스트 멤버를 전반에 기용한 팀K리그와 달리 토트넘은 후반에 힘을 줬다. 간판 공격수 손흥민과 케인을 비롯해 수문장 위고 요리스,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 주축 멤버들이 전반전엔 벤치에서 힘을 비축한 뒤 후반 들어 그라운드를 누볐다.

토트넘 미드필더 벤탄쿠르(왼쪽)와 경합하는 팀K리그 공격수 이승우(가운데). [뉴스1]

토트넘 미드필더 벤탄쿠르(왼쪽)와 경합하는 팀K리그 공격수 이승우(가운데). [뉴스1]

전반은 1-1로 균형을 이뤘다. 전반 30분 토트넘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아크 정면에서 위력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선제골을 뽑아내자 전반 종료 직전 팀K리그 공격수 조규성(김천)이 멋진 헤딩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에 골 폭풍이 휘몰아쳤다. 후반 2분 김진혁(대구)의 자책골로 1-2로 뒤진 팀K리그는 후반 7분 스트라이커 라스(수원FC)의 골로 다시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후반 9분 토트넘 스트라이커 케인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23분엔 손흥민이 PK골을 추가하면서 토트넘은 4-2로 앞섰다.

팀K리그의 주민규와 토트넘의 해리 케인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뉴스1]

팀K리그의 주민규와 토트넘의 해리 케인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뉴스1]

팀K리그의 아마노 준(울산·후반 26분)이 멋진 프리킥 골로 응수하자 토트넘의 케인이 후반 30분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5-3으로 앞서 나갔다. 승부의 추가 기운 후반 40분엔 손흥민이 수비수의 실책을 틈타 한 골을 보태며 득점 릴레이의 대미를 장식했다.

 토트넘 선수단은 3년 전 내한경기에서 지각과 노쇼(no-show) 사태로 물의를 빚었던 유벤투스(이탈리아)와는 확연히 달랐다. 오후 8시에 킥 오프하는 경기 일정에 맞춰 1시간20분 전인 오후 6시40분께 경기장에 도착한 뒤 컨디션을 가다듬은 상태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지난해 7월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에서 경기 내내 벤치에 앉아있던 호날두가 종료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에서 경기 내내 벤치에 앉아있던 호날두가 종료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3년 전 유벤투스 선수단은 숙소에서 늦게 출발했다가 경기 시간을 58분이나 지연시켜 물의를 빚었다. 그 뿐만 아니라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현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가 단 1분도 뛰지 않아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이날 그라운드 분위기는 90분 내내 뜨거웠다. ‘친선경기’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뜨거운 공방전이 이어졌다. 토트넘 선수들은 새 시즌을 앞두고 안토니오 콘테(이탈리아)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팀K리그 멤버들은 ‘아시아 프로축구 최강’ K리그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아낌없이 몸을 던졌다. ‘주인공’ 손흥민은 후반 내내 화려한 발재간과 위력적인 슈팅, 동료들과의 수준 높은 협력 플레이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토트넘 vs 팀 K리그 스코어

토트넘 vs 팀 K리그 스코어

A매치를 방불케 하는 자존심 대결에 6만4100명의 팬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위력적인 슈팅, 화려한 발재간, 멋진 선방이 나올 때마다 함성이 경기장을 덮었다. 경기 직전까지 사납게 퍼붓던 장대비가 킥오프를 즈음해 그친 건 한여름 밤의 축구 축제에 더해진 값진 선물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 주변을 천천히 돌며 손을 흔들자 관중은 또 한 번 힘찬 박수를 보냈다.

한국 투어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한 토트넘은 오는 1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스페인 명문 세비야를 상대로 두 번째 프리시즌 매치를 치른다.

팀K리그와 친선경기를 마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손을 들어 팬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팀K리그와 친선경기를 마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손을 들어 팬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팀K리그 공격수 조규성(왼쪽)이 토트넘과 친선경기 종료 후 토트넘의 케인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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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는 토트넘의 공격듀오 손흥민(왼쪽)과 해리 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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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팀K리그와 친선경기를 마친 뒤 손을 들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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