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밥 두숟갈 덜기, 콜라 1캔 빼기...포스트 코로나 '100㎉의 위력'

중앙일보

입력 2022.05.08 22:15

업데이트 2022.05.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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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건강 리셋하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야외 마스크 착용이 자유로워지면서 코로나19 시기 이전의 일상을 점차 되찾고 있다.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2년여 만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 몸은 어떨까. 그간 컨디션이 떨어지고 살이 찌는 등 2년간 ‘건강관리 공백기’를 보낸 사람이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여러 통계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찾아온 부정적인 건강 요소가 지표로 드러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들 요소를 하나씩 개선해 예전의 건강 상태로 ‘리셋’해 보는 건 어떨까.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찾아온 대표적인 부정적 건강 요소가 ‘중등도 이상의 신체 활동량 감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중등도 이상의 운동량이 줄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모임 등 활동이 감소한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질병관리청이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활용해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전후(2019~2021년)의 주요 건강행태와 만성질환 지표’에 따르면 중등도 이상의 신체 활동 실천율은 2019년 24.7%에서 2020년 19.8%, 지난해 19.7%로 매년 조금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대한비만학회가 지난해 10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3.5%는 ‘코로나19 전보다 신체 활동량이 줄었다’고 답했다. ‘주 3~4회 운동한다’는 응답자는 코로나19 이전의 24.5%에서 이후 16.3%로 감소했지만 ‘거의 운동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5.6%(이전)에서 19%(이후)로 증가했다.

배달음식→비만→당뇨병 악순환

‘갑자기 달라진 식습관’도 부정적인 건강 요소로 꼽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연구에선 코로나19 시기 ‘방문 외식’의 비율은 62.6%에서 14.7%로 47.9%포인트 줄었고, ‘배달음식’은 26.9%에서 54.3%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반면에 ‘아침 결식률’은 늘었다.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5일 이상 아침 식사를 챙겨 먹었다’고 답한 비율은 2019년 53.4%에서 2020년 51.5%, 2021년엔 50%로 매년 1%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배달음식 중 칼로리가 높고 달고 짠맛이 강한 메뉴를 위주로 선택했거나, 재택근무 이후 기상 시간을 늦추면서 아침을 거르고 점심·저녁에 과식하는 등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면 비만 유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 기간 ‘성인의 비만율’은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 31.3%에서 2021년 32.2%로 증가했다. 과체중·비만 어린이의 체질량지수도 늘었다. 박경희 교수팀이 과체중·비만 어린이 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유행 전후 BMI(㎏/㎡)가 27.3에서 28.4로 증가했다. 박 교수는 “이 연구에서 코로나19 시기의 패스트푸드 섭취와 좌식 시간 증가가 소아·청소년의 비만도를 높인 주범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비만은 당뇨병·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불러온다.

질병관리청의 조사 결과 30세 이상의 당뇨병 진단 경험률은 2019년 8%에서 2020년 8.3%, 2021년 8.8%로 꾸준히 상승했다.

‘정신 건강’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질병관리청의 조사 결과 ‘우울감 경험률’은 2019년 5.5%에서 2020년 5.7%, 2021년 6.7%로 계속 증가했고 ‘스트레스 인지율’은 2019년 25.2%에서 2020년 26.2%로 증가해 2021년에도 그 수준이 유지됐다. 대면 접촉 제한으로 인한 고립감, 신종 감염병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과거 사스·메르스에 걸렸다 완치된 환자 상당수가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앓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생선은 근육 늘리고 우울감 없애

코로나19 이전의 컨디션을 회복하려면 신체 활동량부터 점검해 보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2020년 새로 발표한 신체 활동 지침에 따르면 성인이라면 누구나 매주 150~300분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이나 75~150분의 격렬한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땀이 나고 숨이 찰 정도의 중등도 운동엔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빠르게 걷기 등이, 숨이 가쁜 고강도 운동엔 달리기, 점프 스쿼트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지난 2년여간 신체 활동량이 급감한 상태에서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면 심장·근육·관절 등에 부담을 주고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운동 시간·강도를 단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박 교수는 “SNS의 흥미로운 영상물 중 5분·10분·20분짜리 영상을 골라놓고 5분짜리 영상이 끝날 때까지 실내 자전거를 타고, 익숙해지면 10분·20분짜리 영상으로 바꾸면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운동 시간을 자연스레 점차 늘리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식사 시 메뉴를 고를 땐 지방·당분·나트륨이 적은 것으로, 단백질과 탄수화물·비타민·미네랄은 골고루 든 것으로 선택한다. 우리나라 성인(19~64세)의 하루 영양 권장 섭취량은 남성 2200~2600㎉, 여성 1800~2100㎉다. 하지만 신체 활동량이 적은 경우 이보다 적게 먹어야 살이 찌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형미 연세대 임상영양대학원 객원교수는 “한 끼에 남성은 500~600㎉, 여성은 400~500㎉로 칼로리를 맞춘 상태에서 밥은 140~210g(200~300㎉)으로, 생선·두부·계란·고기 등 어육류 식품은 1~2찬, 채소류는 140g가량을 챙겨 먹으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매끼 칼로리를 따져 음식을 제한하는 게 쉽지 않다면 하루 100㎉씩 덜 먹는 식습관도 고려해 보자. 김 객원교수는 “하루 식사량에서

100㎉씩 덜 먹으면 1년 뒤 몸무게를 자연스레 4㎏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커피믹스 2봉, 밥 두세 숟갈, 식빵 1개, 콜라 1캔, 잡채 작은 접시가 100㎉에 상당하다.

아침 식사를 걸렀다가 먹게 됐다면 단백질을 챙겨보자. 박 교수는 “토스트빵·잼·오렌지주스엔 단백질이 거의 없으므로 주스 대신 저지방 우유를, 빵 대신 구운 계란을 먹는 식으로 단백질을 보충해야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면서 근육량을 늘려 살이 찌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면 모임이 늘면서 코로나19 시기의 비대면 문화로 생긴 우울감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런데 중요한 건 ‘긍정적인 관계’에 한해서라는 점이다. 박 교수는 “대면 모임이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주고받는 관계라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으므로 만나면 즐거워지는 모임 위주로 참석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종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불안감이 남아 있다. 낮에 30분간 산책하거나 실내 조명을 밝게 유지하면 세로토닌 분비를 늘려 긍정적인 감정을 돋울 수 있다. ‘감사 일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는 “사소한 일이라도 하루 중 고마운 일을 세 가지씩 노트에 적어 보고, 소중한 사람에게 전화하거나 만나며 마음을 주고받으면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리듬도 중요하다. 특히 생선 속 오메가3 지방산은 우울한 증상을 경감시키며 치즈·견과류·닭고기에 든 트립토판은 세로토닌 양을 늘려줘 우울감·불안감 극복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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