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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허파' 잘렸다…아마존 삼림 파괴, 올해만 뉴욕 2배 면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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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파라주의 아마존 삼림에서 불법적으로 벌채한 나무들이 쌓여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 파라주의 아마존 삼림에서 불법적으로 벌채한 나무들이 쌓여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브라질 아마존 삼림이 올해 들어 뭉텅뭉텅 잘려나가고 있다. 벌채 규모가 거의 매달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브라질에서만 위성 관측상 약 1012㎢ 이상의 아마존 삼림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7년 만에 가장 큰 월별 벌채 면적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도 74% 증가했다. 4월 기준 최고치다.

통상 12~4월은 아마존의 '우기'다. 이 기간에 한 달에 1000㎢ 넘는 삼림이 파괴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엔 아마존 곳곳이 진흙투성이로 변하기 때문에 대체로 벌목량이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례적인 대대적 벌목이 이어지면서 현지 환경단체들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브라질 아마존의 파괴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올 4월뿐 아니라 1월(430㎢), 2월(199㎢)에도 월별 역대 최대치의 벌채가 이뤄졌다. 올해 첫 4개월 동안 베어낸 아마존 숲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 급증한 1954㎢에 달한다. 로이터는 "미국 뉴욕시 면적의 두 배 이상이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5월 아마조나스주의 보호구역에서 원주민과 함께 국가를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5월 아마조나스주의 보호구역에서 원주민과 함께 국가를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영향이 크다. 우파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9년 취임한 후 아마존 환경 보호론과 거리를 두고 있다. 대신 아마존 내 농사·광산 등이 이 지역 빈곤을 줄일 거라면서 오히려 벌채를 장려하고 있다.

최근 들어 삼림 파괴가 집중된 곳도 정부가 고속도로 등 대규모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북부 아마조나스주 등이다. 특히 아마조나스주엔 오랫동안 잘 보존된 숲이 많아 환경단체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아네 알렌카 아마존 환경연구소(IPAM) 과학 디렉터는 "지난 3년간 선거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삼림 벌채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2020년 브라질 파라주에서 아마존 삼림을 개간하기 위해 일부러 불을 지르면서 사라진 숲. AP=연합뉴스

2020년 브라질 파라주에서 아마존 삼림을 개간하기 위해 일부러 불을 지르면서 사라진 숲. AP=연합뉴스

'아마존의 눈물'은 브라질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 우림이자 거대한 탄소 흡수원이다. 기후 변화의 완충 역할을 하는 숲이 사라지면 지구 온난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2019년 화전 개발 등의 여파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며 일본 규슈(九州)와 맞먹는 약 4만㎢ 삼림이 잿더미가 돼 세계적 환경 이슈가 된 바 있다.

브라질 기후 관측소의 공공정책 수석 전문가인 설리 아라우조는 "단순히 아마존에 포장도로를 만드는 건 (경제적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면서 "환경 보호와 함께 갈 수 있는 지역 개발 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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