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13개월 아기에 멍자국 가득...입양기관 "학대 정황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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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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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전 위탁 가정이 돌보던 13개월 아기가 몸에 멍 자국 등을 남기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학대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입양 담당 기관은 ”한 달 전 점검 당시 학대 정황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경찰에 따르면 2일 오전 2시께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위탁모는 사고 당시 ”아이가 우유를 먹고 자다 구토했고, 다시 잠들었는데 새벽녘에 의식이 없어 보여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는 심폐 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그런데 의료진은 아이의 손과 발에 멍 등의 상처가 있고, 얼굴에도 화상 자국이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신고했다.

아기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의 한 입양기관을 통해 입양 전 위탁가정에 맡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갓 태어난 아이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부모와 살지 못할 경우 입양기관을 거쳐 ‘입양 전 위탁가정’에 맡겨진다.

아기의 위탁 부모는 최소 5년 동안 아이 8명을 위탁받아 임시로 돌봤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초등학생인 친자녀 1명을 키우고 있다.

입양 담당 기관은 “지난달 위탁 부모를 만나 점검했지만, 학대를 의심할 만한 상처나 멍 자국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위탁 부모는 “화상은 전날 오전 목욕을 시키다 생긴 상처”라고 말하며 학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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