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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유 중인 LNG 물량 일부 유럽으로 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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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운반선. 한국은 에너지 부족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 보유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일부를 보내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운반선. 한국은 에너지 부족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 보유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일부를 보내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부족 위기에 처한 유럽에 액화천연가스(LNG) 물량 일부를 보내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익명을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이 미국 또는 유럽의 요청에 따라 이번 여름까지 LNG 물량 일부를 유럽으로 돌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일부 물량을 (유럽으로) 돌리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한국이 보유한 물량 중 일부를 유럽으로 보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국제적으로 천연가스 구매 '빅5' 안에 들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공개되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조건 등은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러시아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해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앞서 지난달 말 러시아는 유럽을 대상으로 가스 지급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으면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했으며, 폴란드·불가리아는 첫 번째 대상이 됐다. 루블화 결제 요구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다.

미국 등 서방의 요청에 따라 한국과 일본 등이 앞서 계약을 맺었거나 보유 중인 LNG를 유럽으로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은 우크라이나 사태 초기부터 흘러나왔다. 공교롭게도 러시아가 유럽에 대해 '가스 무기화'를 실행한 날에 일어났다. 이날 네덜란드 TTF 거래소에서 5월물 가스 가격은 전날보다 6.6% 뛰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가스프롬이 일방적으로 유럽에 대해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는 발표는 러시아가 가스를 협박(blackmail)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유럽 가스기업이 러시아산 가스 지급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유럽 기업 4곳이 루블화로 가즈프롬에 대금을 지불했으며, 최소 10곳이 넘는 기업이 루블화 결제 요구를 맞추기 위해 가즈프롬방크에 계좌를 개설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루블화 결제를 하지 않고 있는 다른 유럽 국가도 폴란드·불가리아처럼 가스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은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조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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