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화점서 100만원씩 팍팍 긁는 사람, 누군가했더니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강남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오유진 기자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강남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오유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 대신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는 일명 '보복 소비'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특히 백화점에서 100만원 이상을 결제하는  30~40대의 고액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건별 100만원 이상 고액 소비를 분석한 결과, 결제 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고 밝혔다. 건별 10만원 이하 결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10만~50만원은 62% 늘었다.

특히 40대의 올해 1분기 백화점 건별 100만원 이상 결제 증가율이 99%에 달했다. 이어 30대 89%, 50대 이상 88%, 20대 56%로 전 연령층에서 100만원 이상 고액 소비가 늘었다.

삼성카드는 "구매력을 가진 30~40대에서 가장 큰 폭으로 고액 소비가 늘었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억눌린 소비 심리가 명품 구매로 전환되면서 백화점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백화점 영업 시작과 동시에 명품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런'에 이어 인기 명품을 사기 위한 수고를 대신해 주는 서비스까지 생겼다. 한때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는 영업 시작 5분도 안돼 입장 대기자가 200여명에 달했고 이로 인해 당일 매장 입장조차 어렵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였다.

주요 명품업체들은 보복 소비 추세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이 급증했다. 샤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2238억원으로 전년보다 3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90억원으로 67%나 급증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늘어난 1조4681억원, 영업이익은 301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사태로 해외여행이 막히자 그에 상당하는 돈을 명품 등 소비에 쓰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일상 회복과 함께 해외여행이 풀리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