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귀신 헬리콥터' 팔아요" 이은해 남편 울며 호소했다

[MBC '실화탐사대' 캡처]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씨와 남편 고(故) 윤 모씨(사망 당시 39세)의 생전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통화 내용 속에서 윤씨는 금전적 고충을 토로하며 힘들어했지만 이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돈을 요구하는 모습이었다.

MBC ‘실화탐사대’는 21일 방송을 통해 2018년 12월 있었던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윤씨는 이씨에게 전화해 “우리 그만할까? 헤어질까? 좀 지치더라”라고 호소했다.

이씨가 “나 정말 그만 만나고 싶어?”라고 묻자 그는 “여보가 나 어제 때린 것 때문에 그런 건 전혀 아냐. 너무 돈이 없으니까. 빚이 너무 많아. 회사 빚도 넘치고. 지금 얼마인지도 모르겠어. 7000만 원, 800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은데”라며 울먹였다.

[MBC '실화탐사대' 캡처]

금전적으로 힘들었던 윤씨는 장기 매매 브로커를 찾기도 했다. 윤씨는 온라인상에 “‘귀신 헬리콥터’ 팔아요”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여기서 ‘귀신 헬리콥터’는 불법 장기매매를 뜻하는 용어다.

심지어 윤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인터넷에 등산용 로프를 검색해 구입한 사실도 있었다.

하지만 이씨는 계속해서 윤씨에게 돈을 요구했다. 윤씨에게 “1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하다가 윤씨가 “내일 아침까지 줄게”라고 하자 “월급 있는 거 일단 달라”고 재촉했다.

윤씨가 “월급 일부 월세에 냈다”고 하자 이씨는 “내가 급한 거라고 얘기하지 않았나? 바로 줘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월세 내지 말고 있으라고 하지 않았냐”며 짜증을 냈다.

윤씨의 사정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받을 돈이 줄어들자 이씨는 “급전이 필요하다”며 그의 누나 카드까지 받아냈다.

SBS가 공개한 일산 서부경찰서의 수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윤씨의 돈이 이씨 아버지나 공범 조현수(30)씨 등 총 6명에게 빼돌려진 사실도 있었다. 이 금액만 2억 1000만 원에 달한다. 이와 별개로 이씨가 윤씨 통장에서 현금 2400만 원을 인출한 적도 있었다. 윤씨의 유족은 이씨가 그에게 가져간 돈이 총 7억 원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결국 윤씨는 2018년 6월 채무가 1억 2800만 원으로 불어나 개인회생 대상이 됐다.

한편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 김창수)는 구속된 이씨와 조씨를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